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후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스데일리]남북 정상은 19일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백화원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이같이 합의했다.합의문은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등의 추가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두 정상은 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군사적 긴장완화 부분에 대해서는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 채택,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 등의 합의를 했다.

남북관계 발전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으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는 문제를 협의하자는 데에 합의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상설면회소 이른 시일 내 개소, 화상상봉·영상편지 교환 문제 해결 노력 등도 선언에 담았다.

또 문화 및 예술분야 교류 증진을 위한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 협력,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 및 3·1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 등에 대해서도 실무 협의를 하기로 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전문.

『북녘 동포 여러분, 남녘 국민, 해외 동포 여러분.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

남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 분야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포성이 멈췄으나 65년 전쟁은 우리 삶에서 계속됐다. 죽어야 할 이유가 없는 젊은 목숨이 사라졌고 이웃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지대로 만들어 감으로써 우리는 우리 삶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전쟁의 위협과 이념의 대결이 만들어온 특권과 부패, 반인권으로부터 벗어나 우리 사회를 온전히 국민의 나라로 복원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오늘 이 말씀을 드릴 수 있어 참으로 가슴 벅차다.

남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의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도 취해나가기로 했다. 우리 겨레 모두에게 아주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멀지 않았다. 남북은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우리 역할도 막중해졌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북녘 동포, 남녘 국민 여러분. 지난 판문점선언 후 한반도와 그 주변에는 역사적 사변이라 해도 좋을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마주 앉아 회담을 하고 합의를 내놓았다. 북측은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일체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켰다.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개성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됐다. 상시적으로 우리 문제를 논의할 새로운 남북 시대가 열렸다.

너무나 꿈같은 일이지만, 우리 눈앞에서 분명히 이행되는 일들이다.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우리 겨레의 마음은 단 한 순간도 멈춘 적 없다. 빠르게 보이지만 결코 빠른 게 아니다. 이런 일들은 오랫동안 바라고 오래도록 준비한 끝에 오늘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하나로 모인 8천만 겨레의 마음이 평화의 길을 열어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이 길을 완전한 비핵화를 완성해가며 내실 있게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과 나는 오늘 평양에서 북과 남의 교류 협력을 더욱 증진하기로 하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만들기로 했다.

남북은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의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가질 거다.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의 정상화도 이뤄질 것이다. 한반도 환경에 대한 협력과 전염성 질병의 유입, 확산을 막는 보건의료 분야 협력은 즉시 추진될 수 있을 거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복구와 서신왕래, 화상상봉은 우선적으로 실현해 나갈 거다.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유치에도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3·1운동 100주년 공동행사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도 시작하기로 했다. 10월이 되면 평양예술단이 서울에 온다. '가을이 왔다' 공연으로 남북 사이가 더 가까워질 것이다.

나는 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이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북녘 동포, 남녘 국민 여러분, 동포 여러분. 김 위원장은 오늘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명확히 보여줬고, 핵무기도 핵위협도 전쟁도 없는 한반도에 뜻을 같이했다. 온겨레와 세계 열망에 부응했다. 김 위원장의 결단과 실행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남북관계는 흔들림 없이 이어져 갈 것이다. 이제 평양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길 기대한다. 북미 양국은 끊임없이 친서를 교환하며 서로 신뢰를 거듭 확인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뤄지고, 양국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노력도 다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지난 봄 한반도에는 평화와 번영의 씨앗이 뿌려졌다. 오늘 가을 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열매가 열리고 있다. 감사하다. 』

다음은 김정은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내용 전문.

『 친애하는 여러분, 북과 남 해외의 동포 형제 자매들. 판문점 선언 이행의 풍성한 추억을 안고 평양에서 세번째로 만난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방금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다. 판문점에서 탄생한 4·27 선언에 받들려 북남 관계가 역사적 전환의 첫 자욱을 떼었다면 9월 평양공동선언은 관계개선의 더 높은 단계를 열어놓고 조선반도를 공고한 평화 안전 지대로 만들며 평화 번영의 시대를 보다 앞당겨 오게 될 것이다. 나는 이 뜻깊은 자리를 빌어 판문점에서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진정어린 노력을 기울여온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한다.

북남 수뇌들의 결단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그 이행을 위한 쌍방 당국의 노력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북과 남 해외의 온겨레에게도 따뜻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올해 들어 북과 남이 함께 손잡고 걸어온 평창으로부터 평양으로의 220여일, 이 봄 여름 계절은 혈연의 정으로 따뜻하고 화합과 통일의 열기로 뜨거웠다. 그 정과 열을 자양분으로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됐다.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고 판문점에서 썼던 글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이번에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쁜 마음으로 북과 남이 함께 이룩한 관계 개선의 소중한 결실들을 돌이켜봤다. 그리고 북남관계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여 민족적 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로운 시대에로 탈선 없이 계속 이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흉금을 터놓고 진지하게 논의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자주의 원칙을 다시금 확인하고 첫 출발을 잘 뗀 북남관계를 시대와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게 한 단계 도약시켜 전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에 대해 의논했다.

수십 년 세월 지속되어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였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

각계 각층의 내왕과 접촉,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력 다양한 교류를 활성화해 민족화해와 통일의 대하가 더는 거스를 수 없이 북남 삼천리에 용용히 흐르도록 하기위한 구체적 방도도 협의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내가 함께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이 모든 소중한 합의와 약속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선언은 길지 않아도 여기엔 새로운 희망으로 높뛰는 민족의 숨결이 있고 강렬한 통일의지로 불타는 겨레의 넋이 있으며 머지않아 현실로 펼쳐질 우리 모두의 꿈이 담겨져 있다.

친애하는 여러분, 우리의 앞길에는 탄탄대로만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는 앞길에는 생각 못했던 도전과 난관, 시련도 막아나설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이길수록 우리의 힘은 더욱 커지고 강해지며 이렇게 다져지고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 어떤 역풍도 두렵지 않다.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힘으로 자기의 앞날을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에 쌓인 분열의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잡고 앞장에 서서 함께해 나갈 것이다. 뜻깊은 평양 상봉에서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성의와 노력을 다한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

오늘의 상봉에 열렬한 축하와 성원을 보내주신 해내외 동포들과 친애하는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린다. 감사하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