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제공=허익범 특검]

[뉴스데일리]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를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주말 동안 김 지사의 신병처리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본 뒤 사용을 승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양측의 엇갈린 주장을 분석하는 한편 그간 확보한 물증과 맞춰보며 진술의 신빙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1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지난 9∼10일 벌어진 김 지사와 드루킹의 밤샘 대질신문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한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킹크랩 시연회가 실제로 열렸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은 조사실에 나란히 앉은 양측의 모니터에 '20161109온라인정보보고'란 드루킹 측 MS워드 문건을 띄워놓고 신문을 시작했다. 문건의 1번, 2번 항목은 드루킹이 이끈 '경인선'에 대한 소개, 3번부터는 킹크랩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3번 항목에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서버를 일본으로 이전한다'는 내용도 있다. 드루킹은 대질에서 "김 지사가 그날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았을 당시 문건 2부를 복사해 1부는 김 지사에게 줬다"며 "출판사 2층 강의장 벽에 빔프로젝터로 문건 내용을 쏴서 경인선에 대해 설명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킹크랩 부분은 나머지 회원들을 내보내고 김 지사와 독대를 하며 제가 브리핑했다"며 "그런 뒤 중간에 '둘리' 우모씨를 불러 킹크랩 프로토타입(초기 버전)을 시연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시연을 보여준 뒤 김 지사에게 "이게 불법이냐"라고 묻자 김 지사가 "적법하다"고 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걸리면 제가 감옥에 가겠다"는 자신의 말에 김 지사가 "나는 정치적 책임만 지면 되겠느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그날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빔프로젝터로 경인선에 대한 소개를 본 적은 있지만 드루킹이 킹크랩 같은 것을 제게 브리핑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제가 출판사에서 드루킹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때는 늘 다른 사람이 함께 있었다"며 "드루킹의 말과 달리 그와 독대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드루킹은 5월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2016년 10월(11월의 오기)의 방문 시 그가 확인했던 킹크랩은 여러 명(현재 구속되어 있는)이 그 장면을 목격하였으므로 발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질 조사 때의 말과 달리 킹크랩 시연회가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이뤄졌다는 취지다.

김 지사는 "드루킹의 말대로라면 제가 '압수수색을 대비해 일본으로 서버를 이전한다'는 내용을 브리핑받은 뒤 "킹크랩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드루킹이 "독대 자리에서 김 지사에게 '고개를 끄덕여 킹크랩 사용을 허락해달라'고 했다"고 한 데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그런 취지의 대화 자체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킹크랩이 적법하다'고 말한 사람에게 '제가 감옥에 가겠다'며 사용 허락을 구했다는 드루킹의 진술은 논리적 일관성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거듭 반박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보안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인터넷 기사주소(URL) 10개를 보낸 사실도 기사를 하나하나 모니터에 띄우며 조사했다.

메신저에서 김 지사는 URL과 함께 "홍보해주세요"라고 말하고, 드루킹은 "처리하겠습니다", "전달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대질 조사에서 드루킹은 '처리하겠습니다'란 의미는 댓글 추천 수 조작 작업에 들어간다는 얘기이며, '전달하겠습니다'는 측근인 '서유기' 박모씨에게 조작 작업을 지시하겠다는 의미라고 진술했다.

김 지사 측은 기사 URL은 드루킹뿐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홍보차 보낸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드루킹에게 보낸 기사 10개 중에는 댓글이 아예 없는 기사나 네이버 제휴 언론사가 아니어서 네이버 아이디로 댓글을 달 수 없는 기사도 포함됐다며 URL 전송을 댓글조작 지시로 해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