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 보물선으로 알려진 돈스코이호 투자사기 의혹을 캐는 경찰이 발굴·인양 사업 계획을 내놨던 신일그룹의 사업자금 분석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12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자료 등을 통해 신일그룹의 사업자금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조성되고 사용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 150조원 상당의 금화와 금괴가 실려있다고 홍보하며 신일골드코인이라는 가상 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사기)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신일그룹이 투자자들로부터 사업자금을 얼마나 받았는지 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투자금의 사용처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애당초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를 발굴·인양할 의지나 능력이 없었다고 의심하면서 실제 발굴이나 인양에 투입된 비용으로 얼마를 썼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일그룹의 언론홍보 활동이 투자자를 속이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신일그룹은 올해 6월 8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소언론사 임직원 모임인 A 단체와 업무협약을 했다. 돈스코이호 발굴·인양과 관련한 언론홍보를 A 단체가 전담하고 사회공헌활동에도 협력하자는 것이 협약의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의 위치를 확인했다고 밝힌 날짜는 이보다 한 달 넘게 지난 7월 15일이다. 신일그룹이 보물선 발견 사실을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이틀 뒤인 7월 17일이다.

돈스코이호의 위치를 발견하기도 전에 본격적인 언론 홍보를 준비하고, 이를 활용해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경찰은 업무협약이 이뤄지게 된 배경을 들여다보면서 협약을 대가로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26일 회사 이름을 '신일해양기술주식회사'로 바꾸면서 사업 목적 가운데 '보물선 탐사업 및 인양업'을 '침몰선 탐사업 및 인양업'으로 변경했다. 이를 두고 경찰이 투자사기 수사에 나서자 '보물선'을 '침몰선'으로 급하게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달 6일 최용석 대표마저 대표직을 사임해 신일그룹이 사실상 사업 동력을 잃었다는 주장도 있다. 여의도의 신일그룹 사무실에는 매일 4∼5명의 직원만 출퇴근하고 있다.

신일그룹이 입주한 빌딩 관계자와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신일그룹은 올해 봄 무렵 이 빌딩에 입주해 월 1천6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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