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데일리]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두 번째 특검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지 20시간 만에 10일 새벽 5시 19쯤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지사는 "저는 특검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하게 소명했다"며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경남으로 내려가서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함께 응원하고 격려해주시고 믿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드루킹 김모씨와 인사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입장이 바뀐 것은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김 지사 귀가 현장에는 시위대와 지지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는 등 소란을 빚었다. 특히 김 지사가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그를 뒤따라온 한 남성이 김 지사의 뒷덜미를 낚아채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두 번째 소환 조사를 받은 김 지사는 9일 밤 10시 30분부터 드루킹 김모씨와 3시간 30분 동안 마주 앉아 대질 조사도 받았다.

김 지사는 2016년 11월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회에 참석해 댓글조작을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지속해서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일당에게 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외교관직 등을 먼저 제안했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팀은 드루킹의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지사의 혐의를 특정한 반면, 김 지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 안팎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들의 대질 조사에 관심이 집중됐다. 양측 동의를 얻은 특검팀은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대질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대질 조사에서도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사실상 이날 소환을 끝으로 김 지사에 대한 직접수사를 마무리하고 진술 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2016년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이르면 11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한 최측근 도모 변호사를 면담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박상융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들의 조사와 관련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특검 수사 종료 시한이 보름정도 남았기 때문에 (소환 여부를) 빨리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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