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전 국정원장.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4월 총선을 엿새 앞두고 발생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이 종업원들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정황이 드러나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이병호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민변은 14일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금지 위반, 형법상 강요 및 체포·감금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전 국정원장과 홍 전 장관, 당시 국정원 해외정보팀장 정모씨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변은 애초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병기 당시 대통령비서실장도 고발하겠다고 밝혔지만 “범죄 증거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날 때 추가 고발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일단 제외했다.

민변은 고발장에서 “이 사건은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류경식당 지배인이었던 허강일이 이 전 원장과 정 국정원 팀장의 지시를 받고 종업원들을 협박해 강제로 한국으로 유인 납치한 사건”이라며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집단 탈북시킨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업원들과 그 부모들에게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로 강제 격리되는 상처를 입힌 인권침해 범죄”라며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피해자들이 원하는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0일 류경식당 지배인이었던 허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부인만 탈북하려 했으나 국정원 직원인 정씨가 종업원 모두를 데려올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종업원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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