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배 씨.

[뉴스데일리]이명박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 부품사 다스(DAS) 협력사 '금강'의 이영배 대표가 법정에서 횡령 혐의를 인정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故) 김재정씨와 김씨의 부인 권영미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진술도 내놨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속행 공판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 전체적으로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횡령 범행은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김재정, 권영미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어서 그대로 한 것"이라며 "횡령 금액을 개인적 이득으로 취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횡령 혐의 가운데 권씨에게 허위급여를 지급한 혐의에 대해서는 "권씨는 금강의 사실상 오너로 자신 스스로를 감사로 선임했다"며 "이 대표에게는 선임권이 없었고, 감사의 급여를 거부할 권한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도급 업체와 고철을 거래하면서 대금을 부풀리고, 감사로 등재된 최대주주 권영미씨에게 급여를 허위로 지급한 것처럼 꾸미는 등 방식으로 회사자금 총 83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다스 협력사 '다온'에 회삿돈 16억원을 담보 없이 저리로 빌려줘 금강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있다. 다온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의 회사 '에스엠'이 대주주인 회사다.

이 대표 측은 배임 혐의와 관련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혐의는 부인했다.

변호인은 "다온에 16억원을 대여한 점은 인정하지만 이는 거래처 확보·유지를 위한 합리적 판단"이라며 "당시 다원과 금강의 거래관계, 대여 금리 등을 볼 때 회사가 입은 손해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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