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뉴스데일리]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 내부 제도 개혁과 관련해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시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은 과제는 차기 검찰총장 몫으로 넘겨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문 총장은 25일 오후 2시 '법의 날'을 맞아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1층 검찰체험관에서 진행된 대검찰청 블로그기자단 간담회에서 '정권이 바뀌어 현 정부가 들어섰는데 지금 느끼는 감정이 취임 전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다른지'를 묻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해 4월쯤 읽은 '5각 파도에 휩싸인 검찰'이라는 주제의 칼럼을 소개하면서 5각 구도를 설명했다.

문 총장이 밝힌 5각 구도는 ▲국정농단이 발생한 원인에 검찰도 큰 책임이 있고 왜 잘못했는지 규명해야 하는 점 ▲옳지 않은 일을 한 사람을 찾아서 문책해야 하는 점 ▲검찰 자체 내부 개혁을 해야 하는 점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외부 제도 개혁이 필요한 점 ▲내부 개혁을 통해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이 큰 점이다.

문 총장은 "이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취임했고 막상 시작해보니 과거를 수사하면 유·불리가 생길 수밖에 없고 정치적 논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내부가 큰 혼란에 휩싸여 있고 외부에서 오는 압력도 예상보다 훨씬 강해서 이런 이유 등으로 지방 검찰청 방문 등 외부 활동을 많이 못 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인 제도 개선은 생각했던 개혁은 반 정도 시행되고 있고 나머지 반은 하고 싶은데 구성원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상황이어서 '뒷분(차기 검찰총장)'한테 과제로 넘겨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개혁 작업에 대한 검찰 조직 내 일부 반발 목소리와 '개혁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취임 이후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이고 무분별한 정보 수집을 제한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 작업을 진행해 왔다.

또 검찰이 진행한 과거 수사 가운데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은폐나 축소 의혹 등이 불거진 사건은 재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문 총장은 내부 구성원을 향해서도 "겸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변혁의 시대가 되면 많이 누린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겪게 돼 있다"며 "검찰이 지금 고통받는 것은 많이 누려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검찰의 오만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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