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뉴스데일리]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모든 공천에 사실상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이 공천을 주도했다는 의미이다.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신 전 비서관 증언을 종합하면,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6년 초 박 전 대통령은 현기환 전 정무수석에게 "이한구 의원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현 전 수석은 신 전 비서관과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만나 20대 총선 전략을 논의하며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최 의원은 "이 의원이 고집이 세고 말을 잘 안 들을 것 같다"라고 말했고, 현 전 수석은 "이미 정해진 일이니 이 의원에게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한구 당시 의원은 공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공관위 구성도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 현 전 수석은 신 전 비서관에게 "비정치권 인사를 포함시켜라"라고 지시했고, 정무수석실은 직접 공관위 구성을 마련했다. 최경환‧윤상현 의원도 공관위원을 추천했다.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욱한 숙명여대 법대 교수 ▲김순희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상임대표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최공재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등 비정치권 인물들이 실제로 공관위원으로 임명됐다.

이후 현 전 수석은 2016년 1월쯤 "김무성 대표가 공관위 구성에 동의했다.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된다"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신 전 비서관에게 말했다.

현 전 수석의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공관위원 11명 가운데 △이한구 △김회선 △박종희 등을 포함한 친박계가 8명이나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공관위 구성에 대해 보고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현 전 수석을 칭찬했다. 신 전 비서관은 "김회선 (당시) 의원은 중립적 인물이었는데 친박일 것이라고, 우리편이라고 착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에 대한 공천 배제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유 대표의 대항마로 내세운 친박계 인물인 한국당 이재만 전 최고위원에 대해 "연설을 못한다"고 지적한 뒤, 직접 작성한 연설문을 현 전 수석에게 전달했다.

현 전 수석은 "이거봐라. 할매가 직접 연설문을 보냈다"라며 봉투에서 연설문을 꺼내 손으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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