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휴대전화 번호이동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3월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의 번호이동 인원은 작년 동기(163만3천19명)보다 14.4% 줄어든 139만8천456명에 그쳤다. 이는 2004년 1분기(70만3천375명)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 번호이동 수치는 2014년 311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그해 10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 후 매년 감소세를 보여왔다. 올해 들어서는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이 한풀 꺾이면서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월별로 보면 1월 49만9천893명, 2월 39만7천616명으로 작년보다 각각 8.0%, 23.7% 감소했고, 3월에도 50만947명으로 작년 동기(56만8천914명)보다 11.9% 줄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의 전략폰 갤럭시S9이 출시됐지만, 삼성전자의 전략폰 출시가 없었던 작년 3월보다 번호이동이 줄었다.

번호이동 시장의 위축에는 요금할인(선택약정) 영향이 컸다.

작년 9월 15일 요금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오르면서 통신사를 바꾸지 않은 채 요금할인을 택하는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프리미엄폰의 경우 90% 이상이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지원금을 포함한 유통망 보조금은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고객에게 더 많이 지급되는데 요금할인의 경우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 고객 모두 상관없이 일괄 적용된다. 게다가 지원금은 제자리인 반면 요금할인율은 5%포인트 오르면서 할인 폭이 지원금보다 커졌다.

이통시장 1위 SK텔레콤을 필두로 이통 3사가 보조금 경쟁에 소극적인 점도 번호이동 시장 위축에 한몫했다. 이통사들은 25% 요금할인과 방통위의 제재 영향 등으로 보조금 경쟁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까지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가 한창이었던 점도 이통사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기대작이었던 갤럭시S9의 판매 실적이 전작에 미치지 못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9의 판매량은 전작 갤럭시S8의 60∼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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