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비정규인사 시즌에 전체 본부장급 임원(12명)의 절반가량을 교체하는 보직 인사를 실시했다.

20일 대우건설은 19일자로 일부 본부장급 임원을 교체하는 보직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토목사업본부장 직무대리(이성기 상무), 인사경영지원본부장 직무대리(박상훈 상무), 조달본부장 직무대리(김성환 상무), 기술연구원장 직무대리(유희찬 전문위원), 품질안전실장 직무대리(백종완 상무)가 새로 임명됐다.

하지만 이번 대우건설의 '이상한' 임원 문책 인사에 대해 업계에서는 말들이 많다.

대우건설은 여태까지 임원의 경우 연말에 정기 인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처럼 인사 시즌이 아닌데도 전체 본부장급 임원(12명) 중 절반이 바뀐 것으로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러한 인사는  대우건설이 분리된 이후 처음 있는 인사다.

또 주택사업본부, 토목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등 3개 핵심 사업 본부를 총괄하는 사업총괄 보직(전무)을 폐지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양호한 연간 실적을 기록했으나 해외 현장의 손실 발생으로 연초 목표로 했던 전망을 달성하지 못한 점에 따른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본부장급 임원 일부에 대한 교체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지난 2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 중 실사 과정에서 불거진 모로코 화력발전소 현장 손실의 직간접적인 책임자가 아닌 해외 현장과 관계없는 엉뚱한 사람들이 물러났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외 사업장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가장 큰 책임은 플랜트사업본부장에게 있고, 기획·재무·감사 파트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런데도 이번 인사에서 해당 본부장은 모두 유임돼 보이지 않은 힘이 작동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충분히 살만한 인사“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인사는 해외 손실에 따른 책임경영을 내세웠지만 매각 실패에 따른 책임을 엉뚱한 대우건설 임원들에게 물어 물어나게 하고 정작 책임 경영에  귀책 사유있는  인사는 유임돼  앞으로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가 대주주 산업은행의 경영간섭을 규탄하며 송문선 사장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20일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본부장급 임원 5명을 교체하는 인사가 단행된 것과 관련 "지난 19일 오전 노사 교섭을 진행했음에도 20일 저녁 회사가 군사작전 하듯  기습적으로 경영진 인사를 통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산업은행이 매각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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