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16일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문 총장은 조사결과와 수사팀을 포함한 검찰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조만간 결정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한동훈 3차장검사 등 수사팀과 함께 이날 오전 대검찰청을 방문해 문 총장에게 이 전 대통령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서 나온 주요 진술 내용과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관련 증거, 법리적 쟁점 등이 보고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이 일부 국정원 특활비 수수사실 등을 제외하면 혐의와 관련해 제시한 각종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대부분 부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해 수사하는 방안(1안)과 불구속 수사하는 방안(2안)의 장·단점을 검토한 결과를 문 총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이 어느 한쪽의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문 총장이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두 가지 방안을 두루 검토할 수 있는 판단 자료를 제시한 것이다.

다만 수사팀 내부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14일부터 15일 새벽까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대검찰청에 약식 상황보고를 했다.

이후 15일 오전에는 잠시 휴식한 뒤 오후부터 조서 내용을 검토하고 수사보고서를 작성해 윤석열 지검장에게 신병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 등을 전달했다.문 총장은 윤 지검장과 상의를 거쳐 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영장 청구 여부는 내주 초께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총장은 16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신병처리 방향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충실히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 전 대통령이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점 등 구속수사가 필요한 사유와 더불어 이미 증거자료가 상당수 확보된 측면 등 불구속 상태로 수사해도 큰 차질이 없다는 법조계 일각의 의견까지 두루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총장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나 6월 13일 치러지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일정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일정이 선거나 대외 이미지에 불필요한 영향을 줄 가능성까지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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