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감원장.

[뉴스데일리]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에 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최근 은행권 채용비리 정황에 대해 대대적인 검찰 수사를 의뢰했던 금감원장이 정작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이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발행된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최 원장은 당시 대학 동기 L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채용에 응시한 L씨 아들을 내부 추천했다. L씨는 최 원장과 같은 연세대 경영학과 도이로 건설 관련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간조선은 "하나은행이 과거 채용 관련 의심사례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최 원장의 추천 건을 발견했다"며 "L씨 아들은 당시 평가점수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지만 채용됐고 현재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근무 중"이라고 보도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은행들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점검에 나섰지만 최 원장의 추천이 있던 2013년은 포함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최 원장은 친구 아들을 추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원장은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부탁을) 받아서 (담당자에게) 던져준 것일 뿐 (채용)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결과만 알려달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의 사례가 금감원이 검찰에 넘긴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하나은행 등 5개 은행에서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통보했다. 금감원이 적발한 채용비리 유형에는 자녀나 지인의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는 등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최 원장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에서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온 지 얼마 안 돼 하나은행 채용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채용비리의 핵심은 '단순 추천'이 아니라 채용과정에서 이를 이행하기 위한 '성적 조작' 여부"라며 "최 원장의 사례와 은행권 채용비리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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