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뉴스데일리]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했다.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건 정확히 30년 전인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처음인 만큼 경제적인 측면을 배제하더라도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피파(FIFA)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세계에서 5번째로 세계 4대 국제 스포츠대회가 열린 국가가 된다는 점도 ‘코리아’라는 나라를 또 한 번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국제 스포츠행사의 개최가 한 국가 혹은 지역 사회를 알리는 좋은 기회임에는 분명하지만, 과거의 사례를 뒤돌아보면 막대한 투자, 사후 유산 관리 실패 등으로 대규모의 적자를 보이는 행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먼저 소비, 투자 등이 경제에 파급되는 효과를 계산해볼 수 있고, 다른 측면으로는 대회의 비용과 편익 기준으로 성공조건을 판단해볼 수 있다.

먼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게 직접적 효과와 간접적 효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직접적 효과는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출을 확대해 철도, 도로 등 인프라 및 경기에 필요한 경기장 등에 대한 건설과 대회 운영기간동안 발생하는 지출, 그리고 내·외국인 선수단 및 관광객의 소비지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계획된 투자는 약 7조 2555억 원이다.

이를 한국은행의 부문별 생산유발계수를 고려할 경우 총 투자의 경제적 효과(생산유발액)는 약 16조 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소비 지출의 경제적 효과는 내·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출 및 올림픽 경비 지출로 나눠진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외국인 관광객 수와 평균 지출액을 반영하면 관광객의 예상 총 소비지출은 약 9600억 원이고, 올림픽 대회 경비로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지출 규모는 약 1조 9014억이다. 이에 대한 경제적 효과(생산유발액)는 약 4조 7453억 원으로 추산된다.

간접적 효과로는 올림픽 대회 이후에 아시아의 대표적 겨울 관광지로 부상할 경우 추가적으로 유입될 관광객의 소비지출, 그리고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도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로 고려할 수 있다.

한편, 정부 등의 투자와 관광객의 소비지출 등으로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크게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회 기간 그리고 이후의 비용과 편익에 대해서도 판단해봐야 한다. 일단 여기서 비용이라고 하면 인프라와 경기장을 위한 투자, 대회기간 지출, 그리고 대회 이후의 인프라와 경기장의 운영비용 등이 포함된다. 편익이라고 하면 인프라와 경기장의 향후 운영 수익, 그리고 대회 기간 수익 등이 포함돼야 한다.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대회 기간의 지출과 수익은 대부분 적자규모가 크지 않았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회 시작 전 인프라와 경기장을 위한 투자 지출과 대회 이후 운영비용 및 인프라와 경기장의 향후 운영 수익 부분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대회가 되려면 대회 시작 전 투자 지출을 최소화 하고, 향후 인프라와 경기장의 활용 방안 그리고 관광객 유치 전략 등에 대한 고찰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시점에서 과거 투자된 금액에 대한 부분은 이미 지출된 매몰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서는 향후 철도, 고속도로 등의 이용률을 높이고 경기장의 적절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인구가 적은 강원도의 특성상 주변 대도시의 인구가 강원도로 유입돼 경기장 등의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변 국가들의 동계올림픽 대표단을 유치해 훈련지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내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도 다각도로 마련돼야 한다. 특히 동계스포츠 시설이 부족한 중국 남부나 동남아 지역 관광객을 위한 특화된 여행 상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필자: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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