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창명.

[뉴스데일리]검찰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이창명씨(46)가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1심과 항소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재판부의 판단에 불복한 대법원에 상고했다.

서울남부지검 공판부(부장검사 강형민)는 지난주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음주운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위반 혐의로 이씨에 대한 상고장을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4월20일 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앞 삼거리에서 술에 취해 포르셰 차량을 운전하다가 지주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뒤 차량을 버리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그는 사고 당시에는 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한 혐의(자동차손해배상법위반)도 함께 받았다.

당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직원의 진술 등을 통해 이씨와 지인 5명이 사고 당일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소주 6병과 생맥주 9잔을 주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경찰조사와 위드마크공식 적용 등을 통해 이씨가 혈중알코올농도 최소 0.102%에서 최대 0.143%의 음주를 했다고 추정했지만, 우선 0.05% 이상의 음주를 한 채 운전했다는 요지로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을 맡은 남부지법 형사1단독 김병철 판사는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이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면서도 음주운전 혐의는 "음주운전을 입증할 구체적인 입증이 없다"며 무죄 선고를 내렸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얼마만큼의 알코올을 섭취했는지, 알코올을 섭취한 것은 맞는지 구체적인 입증이 되지 않았다"며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무죄선고 취지를 설명했다.

1심의 판단에 불복한 검찰은 곧바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1심의 손을 들어줬다.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지난 16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선고공판에 앞서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다시 계산해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끝내 검찰이 산출한 증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드마크 공식이란 음주운전 사고가 난 후 시간이 많이 흘러 운전자의 술이 깼거나 한계수치 이하인 경우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는 방법, 이른바 '사후 혈중알코올농도 측정방법'을 말한다.

항소심 재판부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이씨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당시 이씨를 진료한 의사가 '술 냄새가 나긴 했지만 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이씨가 명료한 정신으로 횡설수설하지 않은 점을 볼 때 이씨가 소주 2병을 마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가 술을 마셨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씨가 마신 술의 양이나 음주운전을 시작한 시각 등이 특정되지 않아 이씨가 형사처벌 혈중알코올농도인 0.05% 상태에서 음주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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