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통계청장.

[뉴스데일리]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대졸 실업자는 54만 6000명, 청년실업률은 9.4%를 기록했다.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한 것은 이미 오래전 얘기다. 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국정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이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나는 산에 올라 울창한 산림을 보면서도 청년실업을 떠올릴 때가 많다. 산림이 우거지면 어린나무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적어진다. 나무가 들어설 토지가 한정되고, 큰 나무에 가려 작은 나무는 충분한 햇볕을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숲 속에서 어린나무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늘날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이미 성숙한 사회다 보니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산에서 어린나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도 있기는 하다. 호우로 인해 산이 쓸려나간 경사면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어린나무를 볼 수 있다. 특히 소나무 같이 햇볕을 좋아하는 나무가 많다. 이런 곳은 나무들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다.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은 어디일까? 나는 산림이라고 생각한다. 산림분야는 아직까지 경쟁이 심하지 않다. 그런데 산림이 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수익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산림을 어떻게 활용해 수익과 일자리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나라 산림은 국토면적의 63%나 차지하고 있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분야는 많지 않다. 아직 산림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산림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을 두 가지만 소개해 보겠다.

첫째, 청정임산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산나물, 산양삼, 더덕, 도라지 같은 임산물이 대표적이다. 자유무역협정(FTA)과 시장개방으로 인해 국산 임산물의 경쟁력이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임산물 생산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작년에는 최초로 9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임산물 생산은 산주들의 소득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산양삼, 버섯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산림청에서는 이와 관련 맛과 형태를 보존하여 신선 상태로 해외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저장 기술 개발에도 성공해 임산물 수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는 건강식품을 만드는 것이다. 주로 액기스라고 불리는 즙액형태가 많지만 고아서 엿으로 만들거나 캡슐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기능성 음료까지 출시되었다. 헛개나무, 황칠, 오미자, 산수유, 느릅나무 등이 주로 알려져 있지만 찾아보면 건강에 좋은 임산물은 엄청나게 많다. 고부가가치를 지닌 임산물을 가공해 수출한다면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최종소비자들이 임산물을 통해 만족을 얻어야 그 산업은 발전할 수 있다. 산양삼을 반찬으로 먹고 곰취로 삼겹살을 싸먹을 수 있게 된다면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을까? 이렇게 된다면 임업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더불어 임업분야에서 엄청난 고용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임업인들의 핵심 수익원이지만 아직 시장규모가 작고 생산규모 또한 영세한 상황이다. 안정적인 판매처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임업 종사자들의 생산성과 지속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산단가를 낮추려면 임업의 규모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임업이 가내수공업이라면 앞으로의 임업은 규모화된 기업적 경영으로 이뤄져야 한다.

임업의 규모화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임업인 개인이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에서 일자리의 블루오션인 임업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필자:김재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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