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

[뉴스데일리]대기업 자금으로 친정부 시위에 보수단체를 동원한 의혹을 받는 허현준(49)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자신은 행위가 정치적 비판의 대상일 뿐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보좌한 것이므로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통치행위란 '고도의 정치성'을 띈 국가의 행위로 이를 법적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는 이론적 개념이다. 검찰은 즉각 "이게 범죄가 아니고 무엇이냐"라며 대응에 나섰다.

허 전 행정관은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관제시위 지원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관제시위 지원 등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작업의 실무자였다고 인정하면서도 "(내 행위에 대해) 정치적으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고, 정치적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런 영역의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며 법적 책임은 부인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허 전 행정관이 전국경제인연합 소속 여러 대기업과 접촉해 친정부 시위를 주도하던 보수 성향 단체들에 지원금을 주도록 요구한 '화이트 리스트' 의혹에서 핵심 실무자 역할을 맡았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보수단체들이 벌인 야당 정치인 낙선운동의 배후에도 허 전 행정관이 있다고 의심한다. 다만, 허 행정관은 "낙선운동에 관여한 바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영장청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이날 주장했다.

영장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허 전 행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따져 오후 늦게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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