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부지방법원.

[뉴스데일리]법원이 서울 여중생 살인사건에서 아버지인 피의자 이영학씨(35·구속)와 사체유기 혐의 공범으로 지목된 딸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됐다.

최종진 서울북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이씨 딸(14)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범행의 경위·내용, 피의자 심문과정에서의 진술태도, 건강상태 등을 볼 때 피의자(이양)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어 최 판사는 "소년법상(제55조 제1항)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못하는데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달 10일 사체유기 혐의로 이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딸은 이달 1일 아버지 이씨와 함께 초등학교 동창생인 A양(14) 사체를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1일 오후 5시18분 이양은 아버지 이씨와 함께 시신을 담은 검은색 캐리어 가방을 차량에 싣고 떠나는 모습이 CCTV(폐쇄회로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씨는 딸에게 "A양을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시켰다. 이양은 A양에게 전화로 서울 중랑구 자신의 집에서 영화를 보고 놀자고 제안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전 아내(사망)가 A양과 사이가 좋아 A양을 특정해 데리고 오라 했다고 이씨가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양은 A양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드링크 음료를 건네 잠들게 했다. 이양은 드링크 음료에 수면제가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씨 부녀는 범행 하루 전날 'A양에게 수면제를 주자'고 논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양은 친구를 집에 데려온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A양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나 "A양과 헤어졌다",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중랑경찰서는 이씨 범행 동기를 분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파일러는 이씨와 딸의 심리 상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씨의 어떤 심리 상태가 범행을 일으켰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딸 역시 왜 이씨의 범행에 가담했는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씨는 딸 친구 A양을 살해했다고 인정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일부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역시 범행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13일 오전 중 이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후 프로파일러가 분석한 이씨 범행 동기를 포함해 자세한 사건 경위 등 종합적인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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