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재 원장.

[뉴스데일리]2017년 우리나라의 60세 이상은 1000만 명(총인구의 20%), 65세 이상은 700만 명(총인구의 14%)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이 7%(2000년)에서 14%(2017년)가 되기까지는 17년에 불과했는데 일본 24년, 미국 73년, 프랑스가 113년이나 걸린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정부에서는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해 60세 이후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 및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정책을 2004년부터 시행해 왔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2004년 2만 5000개로 시작해 올해 46만 7000개로 약 18배나 늘어났다. 현 정부에서도 노인 일자리를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해 2022년까지 일자리를 80만 개로 확대하고 공익활동 참여수당도 2020년까지 40만 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는 정부 재정지원으로 이뤄지는 노인사회활동(수당을 지급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가장 많이 차지하지만, 민간기업 일자리도 상당 부분 있다. 노인사회활동 중 공익활동은 지역사회 발전과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서비스인데, 예를 들면 취약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취약계층 지원 등이 있다. 공익활동 이외에도 재능을 나누는 재능나눔활동도 있다.

민간부문 일자리는 ‘시니어 인턴십’, 일자리, 다수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의 설립자금을 지원하는 ‘고령자친화기업’ 일자리, 기존 기업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경우 설비자금 등을 지원하는 ‘기업연계형 일자리’ 등이 있다.

정부 재정지원에 의한 일자리 창출은 노인 빈곤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큰 의미가 있으나, 급속히 늘어나는 60세 이상 일자리 수요를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충족하기에 역부족이다. 2017년부터는 모든 민간기업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50대 퇴직이 훨씬 많은 상황이라 50대 고용도 어려운데 60세 이후 고용은 거의 절벽 상태다. 앞으로 급증하는 건강하고 능력 있는 60세 이상을 복지제도로만 부양한다면 사회적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사회적으로 부담을 줄이고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하는 한편,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고, 소득을 보완하고, 건강도 증진하고, 사회적 관계를 증진하는 효과를 가져 오는 60+ 일자리 창출은 자속가능한 고령사회 구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불가피한 사회적 과제다. 민간부문도 고령사회 대응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미에서 60+ 고용 창출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60+ 고용에 가장 큰 장애요인은 노인과 노화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 즉 연령주의(ageism)다. 연령주의는 사실과는 크게 다르고, 과장되고 잘 못된 상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특이한 현상으로 나이 좀 많아지면 나이나 선배, 직위 등을 앞세워 권위를 세우려 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실력 쌓는데 등한히 하고, 아직도 연공가급 보수체계를 버리지 못하는 등의 조직문화는 연령주의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민간부문에서 무엇보다도 연령주의를 배격하는 것이 급선무다. 단순히 나이가 60~70이 되었다고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적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생산성은 교육과 지식 및 훈련 정도, 그리고 종사하는 직업에 따라 개인차가 크다.

우리나라 기업 CEO들의 평균연령도 60세를 넘었고, 사회의 많은 정치, 경제, 사회의 지도층도 60세 이상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3분의 1이 넘는 120명이 60세 이상이다. 60세가 넘어 능력이 떨어진다면 이들이 어떻게 그런 중요한 경영, 관리, 지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미국은 30여년전에 정년을 폐지했음에도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나이 많아지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잘 못된 상식에 대한 반증이 아니겠는가? 

시니어 고용 기업들도 시니어의 능력을 인정하면서 시니어의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풍부한 경험과 지식 활용, 융통성 있는 근무제도 적용 가능성에 만족해하고 있다.

정부도 적극 민간부문 60+ 고용창출을 위한 법과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민간부문에서 고령사회에 대한 조직의 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미에서 연령과 생산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포함한 연령주의 의식에서 속히 벗어나 60+ 고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고령사회 구축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필자: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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