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뉴스데일리]검찰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의혹과 관련해 “사이버사 댓글 활동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연제욱, 옥도경 전 국군 사이버사령관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출석해 “이명박 정부 당시 사이버사 댓글 활동을 김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비교적 협조적인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연 전 사령관은 2011~2012년 10월, 옥 전 사령관은 이후부터 2014년 4월까지 각각 사이버사령관을 역임했다. 두 사람은 정치 관련 댓글을 작성한 혐의(군형법상 정치관여)로 지난 2014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관련 사실을 보고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전 장관에게 ‘군 댓글 공작’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쯤 김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은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군 사이버사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소환 조사했다.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그는 2011∼2013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지내면서 대선ㆍ총선을 전후해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을 수시로 보고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군 사이버사령부 산하 530 심리전단의 ‘대장(팀장 역할)’ 급 관계자도 여러 명 소환조사했다. 530단은 ‘1과 3대’ 체제로 구성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군 530 심리전단의 하위 부대 대장들은 국정원의 댓글팀장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과 복수의 심리전단 관계자에 따르면 530 심리전단 대장급 인사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정치 현안 등을 다룬 기사를 출력해 매일 오전 9시 530단 단장(당시 이태하)에게 보고했다. 이후 단장은 보고된 기사들을 정해 "논리를 정리해 대응하라"며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러면 군 내부시스템을 통해 지시가 전달되고 동시에 부대원들에게 작전 내용을 전파할 때 ‘별이 3개 적립되었습니다’라는 위장문자를 발송했다. 이는 ‘사이버 차원에서 그날 집중 댓글을 달아야 할 기사가 3개라는 뜻이다. 문자를 받은 부대원들은 비밀카페에 접속해 댓글을 어떤 내용으로 달아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뒤 인터넷 등에 댓글을 작성했다.

이들의 공격 대상이 된 사건은 ▲ 한미FTA를 반대하는 정치인 및 시민단체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정치인 및 시민단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지지 세력 ▲보수정부 추진 정책 비판 그룹 등이었다.

530 심리전단 야간 상황 근무자들은 작전이 끝난 뒤 대응건수 등을 종합해 ‘대응작전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더불어 530 심리전단에선 동영상, 웹툰, 포스터 등도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심리전단장으로부터 지침을 시달받아 제작하는데 동영상 등도 댓글 공작처럼 사이버 여론전에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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