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문재인 대통령이 15대 그룹(농협 제외, 오뚜기 포함)을 두 그룹으로 나눠 27·28일 양일간 만찬 간담회를 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문 대통령이 강조한 '실질적 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행 경제인단과 차담회를 하고 "과거에는 대통령과 경제인의 대화가 형식적으로 흘렀는데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과거 10대 그룹 총수 간담회처럼 너무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경우 깊이 있는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참석 기업을 15개로 한정하고 이를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눴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한 번에 7명 또는 8명까지만 간담회에 참석해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질적인 대화를 하려면 적정 규모를 넘어서는 안된다"며 "7∼8명이 넘어가면 집단 대화지, 실질적인 대화가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찬이 아닌 만찬 간담회를 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무래도 오찬 간담회는 참석자들에게 오후 일정이 있어 대화 시간에 제약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청와대는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오찬보다 만찬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27일 간담회에 참석할 7개 기업과 28일 간담회에 참석할 8개 기업이 어떻게 나뉠지도 관심사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기업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는 기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상생협력을 잘해온 기업에 대한 격려의 의미가 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인 기업에 대한 당부의 말씀도 있을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나눠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노사 간 상생협력을 잘하고 있는 기업과 상생협력에 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목표에 미달한 기업으로 그룹을 나눴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에 대해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첫째 날 어디가 오고, 둘째 날 어디가 올지는 미정"이라며 "정책실과 대한상의가 상의해서 나눌 예정인데 아무 의미없이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자칫 상생협력 우수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그룹을 나눈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기 위한 설명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오뚜기는 첫째 날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재계 서열로 따졌을 때 15대 그룹에 들지 않는 중견기업이나, 청와대가 상생협력 우수기업인 점을 들어 특별히 간담회에 초청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뚜기는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라며 "오뚜기의 경우는 여러 가지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저희가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나머지 참석 기업들이 오뚜기와 같은 그룹에 포함되기를 바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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