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맞아 지난 5일 오후 고명석본부장 등이 순시하고 있다.

[뉴스데일리]“현재 20척의 중국어선이 조업중이며,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현충일은 하루 앞둔 지난 5일 오후, 서해 가거도 상공을 5백m로 나는 해양경찰의 순찰 비행기로 해경함정의 상황보고가 무전으로 들어왔다.

고명석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실시간 모니터되는 바다 상황을 체크하며 해양주권 수호와 수산자원 보호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당부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날 해경의 B704호 순찰기는 남한 면적 크기의 서남해 바다의 치안을 총책임지는 지휘관인 고본부장을 비롯한 서해해경 관계자들을 태우고 무안공항을 이륙해 안마도~흑산도~서해EEZ~이어도 상공을 순찰했다.

무선 장비 및 레이더, 열영상카메라를 장착한 쌍발 프로펠러 순찰기는 함정 및 해경본부 상황실과 실시간 상황정보를 교환했다.

순찰기의 상황 모니터에는 운항 중인 선박이 점으로 인식되고 이 점을 클릭하면 선박이 화면에 나타났다. ‘전탐사’ 경찰관이 카메라의 줌을 당기자 선원의 움직임까지 체크됐다. 해경은 레이더와 이 카메라를 통해 우리 바다를 침범하거나 불법 조업중인 중국 어선을 적발하고, 증거를 채집하는 한편, 곧바로 해상의 함정에 알려 단속에 들어간다. 해경의 해양주권 수호는 이처럼 공중과 해상의 유기적인 순찰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해경초계기에 비치된 이 열영상카메라는 멀리는 40마일 거리의 선박 식별이 가능하고, 야간에도 선박에서 방출되는 열을 감지해 운항중인 선박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다.

1시간여를 비행한 해경순찰기는 수중암초에 건설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상공에 다달았다. 말 그대로 망망대해에 헬기장을 갖춘 과학기지가 외롭게 떠 있었다.

순찰기는 이 상공을 처음에는 낮게, 그리고 두 번째는 높게 선회했다. 마치 ‘이어도는 대한민국이 순찰해, 우리는 대한민국 해양경찰이야’ 하듯...

해경순찰기가 두 번을 선회한 이어도는 중국과 한국의 해양주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다. 중국은 한국이 꼼수를 써서 해상암초에 과학기지를 건설했다며 현재도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군용기가 아닌 해경순찰기가 서해바다의 치안책임자를 태우고 이어도 상공을 순찰한 자체가 바로 주요 해상교통로이자 양국 어민들의 생업현장인 이 바다에서 한국의 역할과 위상을 웅변해줬다.

특히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을 하루 앞둔 서해해경의 이같은 행보는 해경청 부활을 맞아 앞으로 해경이 국민의 생명과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어떤 각오를 가지고 있는지를 느끼게 했다.

“서해에는 수많은 섬과 항해하는 선박이 많습니다. 하지만 섬과 선박은 혼자가 아닙니다. 언제나 우리 해경이 지키고 있고 도울 준비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고명석본부장은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이 미치는 바다를 터전삼아 생활하는 모든 국민과 섬들이 보다 안전하고 외롭지 않도록 해경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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