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뉴스데일리]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34)와 차녀(30)가 수년째 증여세를 미납했다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뒤늦게 납부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세금 회피 의혹을 피하기 위해 부랴부랴 증여세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강 후보자의 두 딸은 2014년 8월 경남 거제시 동부면 가배리 10-4번지 땅 일부를 5000만원씩 1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11월에는 나머지 지분을 분할받았고, 그곳에 2층짜리 단독주택을 올렸다.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며 두 딸의 건물 가격을 1억6000만원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두 딸은 가배리 땅과 건물 매입 비용에 대한 증여세로 232만650원씩을 지난 23일에야 납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강 후보자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이틀 만이다. 증여세 납부 기한은 3개월로, 두 딸은 3년가량 증여세를 회피한 셈이다.

장녀는 현재 부동산과 예금, 회사 지분 등으로 모두 1억6189만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차녀의 재산은 건물과 예금을 포함해 9656만원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장녀는 2006년 미국 국적을 선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차녀는 무직이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강 후보자 내정 사실을 밝히며 장녀의 이중국적과 위장전입 사실만 알렸다. 강 후보자의 딸들이 내정 발표 직후 증여세를 낸 만큼 청와대가 강 후보자의 탈세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 후보자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두 딸의 동부면 땅과 건물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한 건 맞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부에 다 설명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개별 사유에 대응하지 않고 인사청문회에서 모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남편과 자녀 재산을 포함해 모두 34억7598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남편 명의 재산에는 14억4천만원 상당의 서울 연희동 건물과 6억4113만원 상당의 땅, 3400만원 상당의 세일링요트와 오토바이 3대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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