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켑쳐

[뉴스데일리]'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당선 소감문, 국무회의 자료 등 청와대 내부 문서를 공식 발표보다 먼저 받아 본 정황이 드러났다.

JTBC는 24일 "최씨의 컴퓨터를 입수해 파일들을 분석한 결과,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44개를 대통령이 연설하기 전에 받아 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 사무실에 있던 PC에 저장된 파일 200여개 대부분이 청와대와 관련된 내용이고, 이 중 44개는 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연설문, 취임 뒤 연설문 등이었다. 이 중 상당수는 박 대통령의 공식 발표 시점보다 앞서 최씨 PC에 저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2014년 3월 28일 박 대통령이 독일에서 이른바 '통일대박론'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놨던 '드레스덴 연설문'을 발표 하루 전날 받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청와대 비서진 교체 관련 자료(2013년 8월 5일) 등의 문건도 발견됐다. 이 자료의 경우 허태열 당시 비서실장이 교체되는 등 청와대 비서진이 대거 교체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자료는 최씨의 PC에서 마지막으로 수정된 날짜가 8월 4일 오후 6시 27분이었다. 청와대는 다음 날인 8월 5일 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에서 허 실장이 김기춘 비서실장으로 교체됐다. 최씨는 이 같은 인사 내용을 적어도 하루 전에 알았던 것이다.


박 대통령 당선 뒤 첫 신년사(2012년 12월 31일)도 최씨 PC에서 발견됐다.


최씨는 이 역시도 공개되기 하루 전인 12월 30일에 받아 봤다. 이 신년사 파일의 문서 정보에 따르면 수정된 지 4분 만에 최씨가 확인한 것으로 나온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2013년 5월 18일) 역시 하루 전에 최씨의 PC에 저장됐던 것으로 나온다. JTBC는 "일부 원고는 작성된 지 적게는 4분에서 길어야 1시간 반 이내에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됐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확인할 수 있는 건 최씨가 이메일 문서를 열어본 시점이기 때문에 실제로 최씨가 이메일 등을 통해 연설문을 받은 건 이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유세문도 최씨의 PC에서 발견됐다. 대선을 나흘 앞둔 2012년 12월 15일 박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유세 문건의 경우, 유세 1시간 전에 최씨의 PC에 저장됐다. 대통령 당선이 확정적이던 그해 12월 19일 오후 9시 21분에는 박 대통령의 당선 소감문이 최씨에게 전달됐다. 약 2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11시 50분쯤 박 대통령은 최씨의 PC에 저장된 소감문 순서대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2013년 10월 서유럽 순방 직전 수석비서관회의 문건도 PC에 담겨 있었다. '21차 수석비서관회의'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곳곳에 밑줄이 쳐져 있고 수정 흔적이 있었다.

이 문건이 마지막으로 수정된 건 2013년 10월 31일 오전 8시 19분이었다. 서유럽 순방을 앞두고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린 시각은 오전 10시였다. 국무회의 자료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7월 24일 강원도청을 방문해 당선 이후 첫 지방자치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PC에는 최씨가 '강원도 업무보고'라는 제목의 파일을 통해 이 내용을 하루 전에 입수한 것으로 돼 있었다.

이 문건들은 모두 공식 발표 1~3일 전 최씨의 PC에 저장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방송은 "문건 중 일부의 작성자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로, 최씨의 PC까지 전달된 경로는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부 원고에서는 붉은색 글씨(수정된 부분)가 발견됐는데, 붉은색 글씨 중 일부는 실제 연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가 이를 수정했는지 여부, 수정해서 청와대에 전달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문건들이 작성된 PC의 아이디는 '유연'으로, 최씨의 딸 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과 같은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이런 파일들이 저장된 PC를 입수한 경위에 대해 "최씨가 사용하던 강남의 한 사무실에 '처분하라'고 하며 두고 간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