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뉴스데일리]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방'과 '폭로성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야당과 언론이 제기하는 두 재단 관련 의혹들을 가리키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대기업들이 재단에 기부금을 내는 과정에서 청와대 고위 인사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내용의 '강제모금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 씨가 K스포츠재단 인사에 개입하고 청와대에서 '비선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함께 내놓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해당 의혹에 대해 근거는커녕 허위의 찌라시 문건조차 없는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보고 "언급할 만한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무시해왔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언급은 예상 밖의 대응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는 야당이 '권력형 비리'라는 딱지를 붙이며 국정감사를 통해 의혹을 확대 생산할 것임을 예고하는 가운데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어 입장 표명이 필요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경주 지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높아진 경기침체 우려 등 3중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의혹으로 사회 혼란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반격을 가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회의에서 "국민들의 단결과 정치권의 합심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복합적인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야당의 태도가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는 역공인 셈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남남갈등'을 경계하며 "정치권과 국민이 단합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또한, 박 대통령은 최근 한 일간지가 자신의 경주 지진피해 현장 방문 사진에서 마치 신발에 흙을 묻히지 않으려고 멀리서 손을 뻗어 주민과 악수한 것처럼 설명을 붙인 사건을 직접 거론하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논란을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비통한 마음"이라면서 "대통령인 저는 진심으로 국민들을 걱정하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며 남은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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