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늦게 낳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30대 후반 여성의 출산율이 역대 최고를 찍었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수준에서 제자리걸음 했다.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전국의 출생아 수가 소폭 증가한 가운데 세종시에선 출생아가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나며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확정)'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8천400명으로 1년 전(43만5천400명)보다 3천명(0.7%) 증가했다.

2013년(-9.9%), 2014년(-0.2%) 뒷걸음질치다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기저효과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출생아 수는 2010∼2012년까지만 해도 47만∼48만명대였다가 2013년 이후 43만명대로 푹 꺼졌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組)출생률은 8.6명이었다. 조출생률은 2013년 역대 최저인 8.6명으로 내려가고서 2014년, 2015년까지 3년 연속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0.03명(2.8%) 늘었다.

OECD 34개 회원국의 2014년 합계출산율과 비교하면 한국은 포르투갈(1.23명) 덕분에 최하위를 겨우 면하고 33위다. OECD 평균은 1.68명이다.

고령 산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해당 연령별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따지는 산모의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30대 초반이 116.7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후반 63.1명, 30대 후반 48.3명 순이었다.

30대 이상 산모의 출산율은 늘고 20대 이하에선 감소했다.

35∼39세 출산율은 48.3명, 30∼34세 출산율은 116.7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1명(11.8%), 2.9명(2.5%) 증가했다.

매년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35∼39세 출산율은 이번에도 전년 기록인 43.2명을 뛰어넘었다.

반면 20∼24세 출산율은 12.5명, 25∼29세는 63.1명으로 0.6명(4.6%), 0.3명(0.5%)씩 감소했다.

20대 초반과 20대 후반 모두 출산율이 사상 최저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0.2세 상승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20년 전만 해도 27.9세였지만 이후 매년 최고치를 찍으며 4.3세 늘어났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23.9%로 집계돼 2.3%포인트(p)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을 늦게 하면서 산모 연령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결혼하고서 아이 없이 부부만 생활하는 기간도 길어졌다.

첫째 아이를 낳을 때까지 평균 결혼 생활기간은 0.04년 늘어난 1.83년이었다.

아이를 1∼2명만 낳는 경향도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 중 첫째아는 22만8천600명으로 1.4% 증가했다. 둘째 아이는 16만6천100명으로 0.5%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셋째아 이상은 4만2천500명으로 2.9% 감소했다.

출생아 중 첫째아의 구성비 역시 52.3%로 0.4%p 증가했지만 둘째아의 구성비는 38.0%, 셋째아 이상의 구성비는 9.7%로 각각 0.1%p, 0.4%p 감소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출생 성비는 105.3명으로 2013∼2014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셋째아 이상에서도 출생 성비는 105.6명으로 나타나 정상 성비 수준을 유지했다.

쌍둥이 등 다태아는 1만6천166명으로 986명 증가했다.

20년 전인 1995년(9천422명)과 비교하면 2.8배 늘어난 셈이다.

출생아의 평균 체중은 3.20㎏으로 집계됐다.

남아가 3.25㎏으로 여아(3.16㎏)보다 0.09㎏ 많았다.

세종시는 다른 시·도에 비해 출생아 수 증가 폭이 압도적으로 커 눈길을 끌었다.

세종시 출생아 수는 지난해 2천700명으로 전년(1천300명)의 두 배가 넘게 늘어났다.

조출생률도 14.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위를 기록한 울산(10.1명)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출생아 수는 지난해 8만3천명으로 전년보다 0.8% 줄어들었고 조출생률은 8.4명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합계출산율은 세종이 1.89명으로 가장 높았고 전남(1.55명), 울산(1.49명) 순이었다. 서울은 1.0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서울 지역은 결혼한 뒤 첫째아 출산까지 시간 간격이 가장 컸고 출산모의 나이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출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85세였으며 부산(32.46세), 대구(32.42세)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출산연령이 낮은 지역은 충남으로 31.39세였다.

첫째아 출산까지 부모의 평균 결혼 생활기간은 서울이 2.01년으로 가장 길었으며 경기 1.91년, 인천 1.84년으로 나타났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나타내는 출생 성비는 '삼다도'라는 말이 무색하듯 제주가 108.6명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출생아 중 첫째아 비중이 58.9%로 가장 높았지만 셋째아 비중은 6.2%로 가장 낮아 대조를 이뤘다. 셋째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로 17.3%를 기록했다.

시군구별로 살펴보면 전남 해남군 합계출산율이 2.46명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강원 인제군이 2.16명으로 뒤를 이었고 전남 영암군(2.11명), 전남 장성군(2.10명) 순이었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 종로구로 0.81명에 불과했다. 관악구(0.83명), 강남구(0.86명) 등도 1명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29개 시군구 중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출산율인 대체출산율(2.1명)을 넘은 곳은 해남·인제·영암·장성군 등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모의 평균 연령은 서초구가 33.4세로 가장 높았고 화천군이 30.4세로 가장 낮았다. 셋째아 구성비는 전북 고창군이 26%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 영등포구가 4.6%로 꼴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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