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국내 가계의 빚이 1분기에 20조원 넘게 늘면서 총액 1천224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의 대출심사(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 영향으로 가계빚 폭증세는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계대출이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저축은행 등은 대출금리가 은행권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대출을 받은 국민의 이자부담은 가중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이 1천223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4분기 말 1천203조1천억원보다 20조6천억원(1.7%) 늘어 작년 2분기(33조2천억원)부터 3분기째 이어진 분기별 30조원대 증가보다는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작년 1분기 증가 폭이 13조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빠른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

 


작년 1분기 이후 1년 새 125조4천억원(11.4%)이 늘어 전년 동기대비 증가 규모로도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중 가계대출 잔액은 1천158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0조5천억원(1.8%) 늘었다.

작년 4분기 중 가계대출이 36조5천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줄었다.

예금은행은 잔액이 569조3천억원으로 1분기 중 5조6천억원 증가했다.

작년 4분기 증가폭(22조2천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작년 4분기 18조원에서 1분기 5조4천억원으로 줄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도 작년 4분기 9조6천억원에서 1분기 7조6천억원으로 둔화됐다.

하지만 이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에도 2조7천억원이 늘면서 3월 말 잔액이 102조2천억원에 달해 100조원 선을 돌파했다.

업권별로는 대부분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저축은행은 작년 4분기 증가액이 1조원에서 1분기 1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보험, 증권, 카드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1분기 중 7조4천억원이 늘어 작년 4분기(4조7천억원 증가)보다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업권 별로는 카드·할부회사 등 여신전문기관과 증권·자산유동화 회사·대부업체 등의 증가규모가 커졌다.

판매신용 잔액은 65조2천억원으로 1분기에 1천억원(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용카드사의 판매신용 잔액이 1분기 중 4천억원 줄었고 백화점·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도 1천억원 감소했지만 할부금융사가 5천억원 늘었다.

이상용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가계신용의 증가 폭은 다소 줄었지만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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