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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부모 모두를 위한 ‘작은 혼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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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23  11: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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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식  정책관.
[뉴스데일리]우리는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서로 간의 일정한 형식과 예로 만나게 된다. 예부터 우리는 이러한 형식과 예를 대단히 소중히 해온 민족이다.

특히 유교가 이 땅에 들어와 모든 생활 속에 스며들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예의범절은 몸으로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의식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요즘 말로 생애주기별로 예를 갖추며 나고 죽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예절은 흔히 관혼상제로 불린다. 스무 살이 되면 관례를 올리고 이후 남녀가 혼례를 통해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병들고 늙어 죽고 나면 상을 치르게 되고 그 후에도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제사를 지낸다. 현대에 와서는 전통적 예절이 한 편에서는 사라지고 또 다른 편에서는 그 모습이 변질돼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사계절 중 가장 화사한 계절인 봄이다. 그 때문인지 가까운 지인이나 직장 내에서 혼인을 알리는 많은 청첩장이 온다. 그러나 청첩장을 직접 들고 온 분들이나 전화로 알리는 분들의 표정이나 목소리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인생의 가장 큰 축제이자 자신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한 순간일진데 왜 그럴까? 아마도 혼례를 올리면서 이런 저런 갈등과 혼례에 드는 만만찮은 비용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조사에 의하면 젊은 층의 첫 혼인 연령이 2014년 기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10여 년 전보다 약 2.3세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뿐만 아니라 혼인을 기피하는 인구도 점차 증가해 혼인건수가 2010년 32만 6000건에서 2014년 30만 6000건으로 감소하고 있다. 혼인 연령이 높아지고 혼인을 기피하는 세대의 출현은 저출산 문제와 우리사회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낳을 것이다.

요즘 혼례를 앞둔 일부 젊은 층들은 ‘일생에 한 번 뿐이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남들만큼 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어 혼인을 늦추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또 본인의 경제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호화로운 혼례로 배우자와 가족 간 갈등이 일어나고 자녀의 혼인으로 부모의 노후생활을 힘들게 하는 일들이 발생되기도 한다.

여성가족부는 저출산과 같은 문제로 우리 사회에 닥쳐올 위기를 사전에 대비하고 만연한 고비용 혼례문화를 개선, 아름답고 경건한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이용자들에게 작은 결혼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작지만 충분히 아름답게 혼례를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인식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먼저, 작은결혼식에 필요한 정보를 돕기 위해 ‘작은결혼정보센터’(www.smallwedding.or.kr)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전국 173개 공공시설예식장의 대관, 운영담당자, 이용시설 및 장비대여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작은결혼식에 대한 궁금한 점을 상담해주는 1:1웨딩컨설팅과 무료주례 등의 신청도 가능하다.

본인이 원하면 누구나 서명운동과 혼례교육에 참여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작은결혼식장에 웨딩플래너 재능기부자들을 배치해 이용자들에게 작은 결혼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도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가부는 고비용 혼례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월 청와대사랑채에서 작은결혼식을 할 수 있는 예비부부를 모집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해 5월 첫째 주에 2쌍이 올해 첫 혼례식을 올렸다. 올해 11월까지 총 20쌍이 혼인할 예정이다.

매월 첫째 주 주말에 청와대사랑채에 가면 작은결혼식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터 작은결혼 웹진을 발간해 젊은이들이 모바일로도 쉽게 작은 혼례문화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오는 10월에는 작은 결혼을 직접 체험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작은결혼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작은 혼례문화는 젊은 층에게 분명 하나의 새로운 혼례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혼례의 참 의미는 굳이 여기서 말하지 않아도 다들 소중히 여기고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좋은 결혼식장, 많은 하객, 넘치는 식사, 현란한 무대로 혼례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되는 사회이다.

분위기가 이러하다 보니 모두들 따라 하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자녀를 혼인시키는데 집을 팔아야 한다든지, 아니면 전세금을 빼는 부모들의 서글픈 현실이 있다. 부모세대와 우리에게는 이런 정서가 있다. “나는 이렇게 살았어도 자식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하겠다”는 심리다.

그런데 그게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식이 떠난 자리에는 빈껍데기뿐인 노후와 화려한 하루 때문에 허덕이는 여생의 고통이 너무나 크다는 사실을.

혼례 당사자들은 본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형식이나 겉치레보다 서로의 약속에 충실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데 보다 큰 의의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들도 전적으로 혼례비용을 부담하기보다는 자녀들이 스스로 책임지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적 혼례가 아닌 본인 당사자와 양가 부모, 하객이 모두 즐겁고 행복한 축제의 장으로써 아름답고 경건한 혼례문화 정착이 중요하다.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중심에 혼례가 있다. 새롭게 출발하는 가정에 경제적 안정과 생활의 활력을 불어 넣어 사회적 안정과 개인의 행복을 도모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윤효식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 가족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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