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희 상근부회장
[뉴스데일리]전국이 꽁꽁 얼어 붙었다. 갑작스런 한파에 길거리에 행인들은 찾아볼 수 없고 손님이 없는 텅 빈 가게들은 일찍 문을 닫았다. 간간이 눈에 띄는 사람들도 옷깃을 여민 채 잔뜩 움추린 자세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긴 동면의 시작처럼 이 한파가 끝이 날 것 같지 않다.

세계경제에도 한파가 찾아왔다. 지난 19일 회계·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전세계 CEO들의 세계 경제 낙관 전망이 지난해 37%에서 올해 27%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의 지난해 GDP성장율은 6.9%로 25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선이 무너지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이탈과 증시 패닉이 확산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관세청의 잠정 집계결과 금년들어 1월 10일까지의 수출액이 85억24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2.5%p나 급감하였고, 한국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상실한채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등 환경변화에 민감한 중소기업들은 내수 부진과 수출부진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도 안산 소재 한 중소기업 대표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생존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하소연한다.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주력산업과 기업의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기능을 상실한 국회 때문에 경영위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는 35만명의 청년들은 사상 최대의 실업률 속에서 사회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절망에 빠져 있다.

세계각국이 경제위기 타파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개혁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뒤쳐질 수는 없다. 지금 한국경제는 위기를 딛고 다시한번 도약할지, 정체의 길을 걷다가 추락할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 우리경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경제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다급한 시점이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법, 기업활력제고법등 경제활성화 입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절박한 과제인 것이다. 더 늦어지면 우리경제는 영원히 성장모멘텀을 상실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7단체와 24개 업종 단체가 내수활성화와 수출증대, 고용창출은 한국의 미래가 걸린 국가적 중대사로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국회를 방문하여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최근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경제활성화법이 입법화되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서비스산업만 개혁해도 2030년까지 6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업활력제고법도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중소기업계는 경제활성화법이 입법화되면 경제선순환 구조의 낙수 효과는 물론 신사업 진출 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하버대학교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72년간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저술한 <행복의 조건>에서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가 행복한 노년을 부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경제 현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내일의 성공과 행복을 결정할 수 있다. 불확실한 세계경제의 급변속에서 한국경제의 성공적 구조개혁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경제활성화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필자: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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