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용 장관.
[뉴스데일리]1861년 김정호(金正浩)는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적을 쳐부수고 폭도들을 진압하는 데 도움이 되며, 평시에는 정치를 하고 모든 일을 다스리는 데 이용하도록’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만들었다.

대동여지도는 현존하는 전국 지도 중 가장 큰 지도로 크기가 6.7m × 3.8m 이다. 이전의 지도들과는 다르게 목판본으로 제작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하고, 절첩식으로 만들어 열람과 휴대에 편리하도록 하였다.

2016년 1월 1일 국민안전처는 생활안전지도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여 공개하였다. 생활안전지도는 정부와 각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교통·재난·치안·시설·산업·보건·사고안전 관련 정보를 통계수치와 지도로 표시하여 인터넷 웹과 모바일 앱을 통해 일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생활안전지도 상에는 사고 발생빈도가 높은 지역은 붉은색으로, 낮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흰색에 가까운 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해당지역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생활안전지도가 229개 시군구에 전면 공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도 도입을 검토할 당시에 생활안전지도가 공개되면 범죄가 많이 발생했거나 침수가 되었던 지역의 집값이 하락하는 등 낙인(烙印)효과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생활안전지도가 국민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과 서비스라고 판단하여 예상되는 문제를 적극 해결하기로 했다. 전문가와 주민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 관계관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묘안을 찾을 수 있었다. 사건이 발생했거나 침수가 됐던 주택의 경우 인근 도로에 위험정보를 표시하기로 한 것이다.

2014년 1월 생활안전지도 서비스가 15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공개되자 우려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오히려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나왔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씨(여·45세)는“고등학생인 딸아이가 늦은 시간에 동네 골목길을 지나 귀가하는 게 늘 걱정이 되었다. 최근 주변에서 범죄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접한 후 행여 아이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 봐 안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활안전지도 덕분에 근심을 덜게 되었다. 딸이 귀가 시간대에 집으로 오는 여러 길 중 보다 안전한 길을 택할 수 있었다. 경찰에서도 범죄 발생이 잦은 시간대와 장소에 대한 순찰을 늘렸고 구청에서는 방범등과 CCTV를 설치하였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주셨다.

정부에서 생활안전지도를 새해 첫날 전국에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전 준비 작업은 물론 시범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과 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보완해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 스스로 안전 정보를 활용하여 위험에 대비하고자하는 마인드가 조화를 이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안전신문고와 안전모니터봉사단의 신고정보를 생활안전지도에 올리고 교통돌발정보, 미세먼지, 대기오염지수 등도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생활안전지도의 정보를 내비게이션 업체 등 민간 업체에 제공하여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

대동여지도가 다양한 정보를 수요자 중심으로 제공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활용했듯이 생활안전지도도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

생활안전지도(http://www.safemap.go.kr) 공개를 계기로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국민안전을 확보한 사례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이 생활안전지도를 활용해 주었으면 한다.

필자: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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