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일리]문화 활동을 위해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비용을 모금을 하는 '크라우드펀딩'은 수익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윤정 판사는 영화 '26년' 투자자 L씨가 영화 제작사 청어람을 상대로 "크라우드펀딩 모금액을 수익으로 포함해 투자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달라"며 낸 약정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L씨는 2012년 인기 만화가 강풀 원작의 영화 '26년'의 제작비로 10억원을 투자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이 영화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댄다는 투자자가 쉽게 나서지 않아 '제작두레'라는 이름의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제작비 일부를 모금했다. 2만원, 5만원, 29만원짜리 후원계좌를 만들어 후원회원에게 시사회 초대와 영화 포스터 제공 등의 혜택을 줬다. 이 방식으로 7억4천100여만원이 모였다.

영화는 화제 속에 개봉돼 296만여 관객을 동원, 순이익이 16억원으로 산정됐다. L씨는 투자 지분에 따라 3억2천800여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L씨는 크라우드펀딩 모금액도 영화 티켓 선판매 등에 따른 수익이므로 전체 수익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9천400여만원을 더 달라고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은 L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펀딩 모금액은 통상 영화 제작에 투자되는 금액의 규모와 비교해 볼 때 소액이고 참여자들에게 별도의 이익 배당이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는 투자보다는 기부금 성격이 더 강하다"고 판단했다.

또 "이렇게 모인 자금이 원고 주장처럼 티켓 선판매나 콘텐츠 선판매 등의 성격을 가진 수익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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