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자본 전액잠식 등으로 5개 상장사가 퇴출의 갈림길에 섰다. 특히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을 보름 앞두고 상장폐지 대상 기업들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으로 보여 한국거래소가 투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한국거래소는 12일 현재 2013회계연도 결산 결과 유가증권시장 3개사와 코스닥시장 2개사 등 모두 5개 기업들이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퇴출 대상에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상장폐지 사유가 새롭게 발생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현대시멘트[006390]와 벽산건설[002530], 동양건설산업 등 3개사"라며 "이들 3개사는 모두 자본금이 전액 잠식돼 퇴출 대상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벽산건설의 경우 지난해 7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 자본잠식을 피하려고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전날 벽산건설은 법원이 M&A 재추진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허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중동계 투자자로 알려진 아키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M&A를 추진했으나 인수 자금이 입금되지 않아 무산됐다.

자본금 전액 잠식으로 상장폐지 대상에 오른 이들 상장사는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인 이달 31일까지 거래소에 자본금 잠식 해소를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다만, 이달 말까지 잠식 사유 해소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낸 상장사는 거래소가 상장 적격성 실질삼사 대상이 되는지를 검토한 결과에 따라 회생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모린스[110310]는 자본금 전액 잠식과 계속 사업손실 등 사유로 퇴출 위기에 처했다. 엠텍비젼[074000]도 자본잠식률 50% 이상과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이어 최근 계속 사업손실과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 등 퇴출 사유가 생겼다.

2개 퇴출 대상 코스닥 상장사 역시 이달 말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상에 계속 사업손실 등 사유가 확인되면 퇴출당할 수 있다.

거래소는 상장사들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을 앞두고 한꺼번에 보고서를 제출하면 상장폐지 대상 종목들이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유의를 당부했다.

2013회계연도 결산 결과 자본금전액 잠식이나 감사보고서 상 감사의견 거절 등 부적정 감사의견이 나온 상장사는 퇴출 대상이 된다.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한계기업들은 또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주가를 조작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묻지마식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거래소는 강조했다.

김윤생 시장감시위원회 기획감시팀장은 "보고서 상에 부적정 감사의견이나 자본 잠식 등 사유가 드러나는 상장사들이 쏟아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종목에 대한 추종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실적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투자에 나서면 불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