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법원공무원 노조(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장 이상원)가 공개한 다면평가는 양승태(65·2기) 대법원장과 차한성(59·7기) 법원행정처장, 권순일(54·14기) 법원행정처 차장 등 3명과 전국 법원장 29명, 일반직 고위공무원 2명에 대해 실시했다고 밝혔다.이번 다면평가에는 법원공무원 노조원 3401명이 참가하여 실시되었다.

법원공무원 노조가 법원 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고위 법관 등에 대한 다면평가에서 사공영진(55·사법연수원 13기) 청주지법원장이 평점 1점 만점에 0.95점을 받아 전국 법원장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사공 원장은 ‘관리자 적합성 여부’에서 0.96점, ‘재판권 간섭 여부’에서 0.94점, ‘대법관 적합성 여부’에서 0.95점을 받아 평균 0.95점으로 법원장 중에서 1위를 했다. 방극성(58·12기) 전주지법원장과 강영욱(53) 법원공무원교육원장이 평균 0.94점으로 2위를 기록했고, 조희대(56·13기) 대구지법원장은 0.92점으로 법원장 중에서 3위를 차지했다.

박흥대(59·11기) 부산고법원장은 0.25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박 원장은 3개 평가 항목에서 모두 0.3점을 넘기지 못했다. 곽종훈(62·13기) 의정부지법원장은 0.41점을, 박홍우(61·12기) 서울가정·행정법원장은 0.44점을 기록했다.

한편 양 대법원장과 차 법원행정처장, 권 법원행정처 차장에게는 ‘관리자 적합성 여부’와 ‘행정-입법권 견제 여부’, ‘국민기본권 향상 여부’를 평가했다. 3개 평가항목 중 2개 항목은 법원장과 달랐다. 평균 0.51점을 받은 양 대법원장은 특히 ‘행정-입법권 견제 여부’ 항목에서 0.45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양 대법원장이 최근 판결 등을 문제삼는 정치권과 언론의 외풍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해 실망감이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차 처장은 0.54점, 권 차장은 0.53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다면평가는 법관들이 제외된 채 노조원 중심의 법원 직원들이 독자적으로 실시했다는 점과 설문조사로서의 실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평가로 삼기에는 부적합해 보인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양 대법원장 취임 이후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다양한 행사가 늘어나 일반 직원들의 늘어난 업무부담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재경 한 부장판사는 “국민들의 막연한 평가가 아니라 법원 구성원의 내부 평가이기 때문에 단순한 인기투표로 볼 것이 아니라 더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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