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이 7개월만에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정식종목 지위를 되찾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의 마지막 정식종목으로 레슬링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 후 진행된 투표에서 레슬링은 총 유효표 95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얻었다.

야구·소프트볼이 24표를 얻어 뒤를 이었고 또 하나의 경쟁 종목이던 스쿼시는 22표를 받았다.

올해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25개 핵심종목에서 탈락했던 레슬링은 이날 결정으로 극적으로 회생했다.

고대올림픽에서도 주요 종목으로 치러진 레슬링은 근대올림픽에서도 한 차례(1900년 제2회 대회)를 제외하고 줄곧 정식 종목의 지위를 잃지 않은 상징적인 종목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IOC의 개혁 요구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충격적인 탈락 소식을 전해들었다.

이후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선 레슬링은 7개월 만에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선택받아 최대 위기를 벗어났다.

레슬링은 핵심종목 탈락 이후 국제레슬링연맹(FILA)의 수장을 교체했고, 조직 개편과 규정 개정 등 전면 개혁에 나서며 재입성을 노렸다.

미국과 이란이 친선경기를 치르거나 고대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이벤트 경기를 여는 등 종목의 상징성을 부각하려는 노력도 계속했다.

개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5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추가종목 후보로 선정돼 회생 가능성을 보인 레슬링은 최후의 대결에서도 야구·소프트볼, 스쿼시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정식종목 지위를 잃어버린 야구와 소프트볼은 양 기구를 통합해 IOC의 구미를 자극했으나 최대 프로단체인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 탓에 동력을 잃었다.

아직 한 차례도 올림픽 무대를 밟아 보지 못한 스쿼시는 당초 강력한 정식종목 후보로 꼽혔으나 레슬링의 탈락과 재진입이라는 상징성 큰 사건에 묻혀 뒤로 밀려났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탁구 등 이미 올림픽에서 라켓 스포츠가 셋이나 열리는 데다 여전히 관객이나 TV 시청자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느냐는 의문 부호를 떨치지 못했다.

레슬링이 마지막 정식 종목으로 뽑히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벌어질 28개 종목이 모두 결정됐다.

앞서 통과시킨 핵심종목 25개에 골프, 럭비, 레슬링 등이 한 자리씩을 추가로 얻었다. 결과적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같다.

다만, 핵심종목을 제외한 세 종목은 앞으로도 다른 종목들과 정식종목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올해 레슬링의 사례에서 보이듯 핵심종목으로 선정된 종목들도 언제든 지위가 휘청일 수 있는 만큼 끊임없는 내부 혁신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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