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기술력, 선진국의 20%', '중국,브라질 정부 주도 대규모 투자, 한국은 쿨쿨 낮잠



▲ 다양한 해양플랜트 지원 선박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 주력산업으로 외화 획득과 고용 창출에 있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조선업의 경우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 1위를 고수하는 등 글로벌 리더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으나, 중국 및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기술추격 및 자국 조선소 발주 정책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한 물동량 감소에 따른 발주량 감소 등으로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여파로 중국의 경우 2008년 약 3,500여개에 이르던 조선소들이 2012년말 약500여개로 줄었으며, 국내 조선소 역시 일감 부족으로 도산하는 중·소형 조선소들이 늘고 있고, 이에 따른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도산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획기적인 조치가 없다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1위의 조선강국으로 올라선 배경에는 우수 인력양성, 육상건조공법, 테라블록공법 등 다양한 첨단 건조기술을 개발·활용함으로써 전통적인 도크건조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였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없다면 조선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 다양한 형태의 오일시추 플랫폼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을 통한 조선산업의 고도화 절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현재의 조선산업의 양적성장 전략을 질적성장 전략으로 바꾸고 해양플랜트 분야를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연구소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고유가 및 BRICs와 같은 신흥국들의 에너지소비 증가로 해양광물자원, 신재생에너지, 석유가스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해양플랜트 시장이 매년 15.5%씩 증가하여 2014년에는 약 321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이룰 것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약 6.2%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미국의 에너지 전문업체인 슐룸베르거(Schlumberger)의 최고 경영자인 dosdemfb 굴드(Andrew Gould)는 전 세계적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하여 향후 20년간 매년 3,500억 달러 정도의 자금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산업에 이어 해양플랜트 산업 또한 ‘황금을 낳는 거위’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해양플랜트 (Offshore Plant)또는 해양구조물(Offshore Structure)은 사업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해양에너지자원 개발에 목적을 두고 바다에 있는 석유나 가스전을 탐사하고 굴착, 생산, 수송에 사용되는 각종 해양설비를 말하여, 여기에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설비를 지원하는 각종 해양플랜트 지원선박과 원유나 천연가스 생산설비나 선박에 필요한 기자재부품을 생산하는 기자재 산업이 해양플랜트 산업에 포함된다.


▲ 삼성중공업이 싱가폴에 인도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박



해양플랜트 산업의 특징 및 국내 현황

해상에서 원유 시추공을 하나 뚫기 위해서는 약 1,000만달러의 자금이 소요되며 원유 누출로 인한 환경오염 등 각종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들고, 어떠한 기상악화에도 한 자리에서 30년 이상 채굴을 해야하는 관계로 고도의 기술력과 자금력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는 해양플랜트 제품을 생산할 수가 없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오일 메이저사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해양플랜트를 오일 메이저사들에 납품하는 업체들 또한 이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난공불락의 시장인 것이다.

반면, 역설적으로 한번 진입만 하면 상당기간 경쟁없이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국대 대형 조선 3사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서 이들 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85척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여 2,056억 달러를 매출을 올렸으며, 이 물량은 전 세계 발주물량의 80%를 차지하여 외형상 세계 1위의 건조실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문기업과 전문인력이 거의 없는 기형적인 구조로 설계, 검사, 감리, 기자재 공급 등 부가가치의 약 80%를 외국기업과 인력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 울산 앞바다 동해-1 가스전의 시추선



해양플랜트 산업 집중 지원하여 일자리 창출 및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현재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들 중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로 2010년 미국 휴스톤에서 열린 OCT (해양플랜트 Technology Conference)에 전 세계에서 약 1,800여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우리나라 업체는 20여개(1.1%)에 불과했다. 현재 약 20%에 머물고 있는 기술자립도를 끌어올리는 만큼 신규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에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고용창출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서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해양플랜트 산업 양성을 위해 석유·가스 공사의 대규모 발주 절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오일 메이저사들의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납품실적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석유공사나 가스공사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발주가 절실한 상황이며 이를 통해서 국내 업체들이 대규모 납품 실적을 쌓고, 국내 인력들을 양성하는 것이 해양플랜트 산업을 ‘국가신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하며 빠른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은 자국의 오일 필드를 오일 메이저사와 공동으로 개발할 때 자국산 부품 채택비율을 높이거나 자국 기업의 참여를 기본 계약 조건에 넣고 있고, 북유럽 국가들은 자국 제품에 대해서 정부가 적극 나서 인증을 하고 및 판로개척 또한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으므로, 우리 정부도 석유공사나 가스공사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광구 개발 시에 중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및 북유럽 국가들과 같은 방법으로 우리 업체들의 참여를 적극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동아시아 해상유전 분포도
동북아시아의 해상 유전 개발이 가속화 되고 있기 때문에 해양플랜트 지원단지가 설치된다면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상해에 해양플랜트 지원단지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이 우선적으로 해양플랜트 단지를 설치하게 되면, 해외 기업들은 중국 상해에 둥지를 틀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 정부의 대응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해양플랜트 지원단지 구축되면 대규모 해외업체 유치 가능

또, 해양플랜트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는 해양플랜트 지원단지가 필요하다. 해양플랜트가 원활하게 가동되기 위해서는 24시간 막대한 양의 수리부품을 제공하고 신속하게 수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해 줄수 있는 A/S센터인 해양플랜트 지원단지가 필수적이다.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해양플랜트 지원단지는 멕시코만을 커버하고 있는 미국의 휴스톤, 영국 북부와 북대서양 지역을 커버하는 영국의 애버딘, 중동지역을 커버하는 두바이, 싱가폴이 있으며, 말레이시아가 최근 소규모로 지원단지를 구축하고 있으나, 국내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을 커버하는 해양플랜트 단지가 아직까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사할린 캄차카 지역은 원유개발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발해만 닝보 근처에서는 이미 석유가 시추되고 있고, 필리핀과 센카쿠 지역 및 우리나라 7광구 등지에서도 상업 생산이 기대되므로 대규모 해양플랜트 단지 설치 시,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플랜트 지원단지가 구성되면 그 단지에는 세계최고의 해양플랜트 전문기업들이 입주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및 고급 기술의 자연스런 이전 등 유무형의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존의 조선소들을 해양플랜트 전용수리창으로 개조를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한다면 동북아시아에서 운항중인 해양플랜트 지원선박들의 수리를 유치할 수 있어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와 조선기자재 업체들을 살릴 수 있기에 저비용 고효율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순간의 선택의 평생을 좌우하고, 생각의 차이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듯이 중국, 브라질과 같은 대규모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한국에 뒤진 조선산업을 만회하고, 자국의 해양산업플랜트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주도로 막대한 지원을 쏟아붓고 있기에 새로이 들어설 박근혜 정부도 위기감을 가지고 속도를 내서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해양플랜트 산업을 둘러싼 세계 3차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우리 해역내 해저광구
과거 기술 부족으로 불가능했던 해양에너지 자원 개발이 기술력 확충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 이미 동해-1 가스전에서는 일일 40만톤의 LNG, 35만배럴의 초경질유가 생산되어 누적 매출 1조원을 넘겼으며, 8광구에서는 불타는 얼음 '가스 하이드레이트'층이 발견되었다. 또, 8광구는 1,500만톤의 천연가스와 1억2,000만 배럴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석유공사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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