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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운명은?
구월환  |  kwh2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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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06  2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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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후보 사퇴 후에 비교적 냉정을 유지하던 안철수 전 후보는 6일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지지운동 쪽으로 급선회했다. 후보사퇴 후 13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가 누구를 어떻게 지지할 것인가 하는 것은 그의 자유에 속하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명분을 두고 볼 때, 그가 어떤 까닭으로 그동안의 떨떠름하던 입장을 바꿨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안 전후보는 지금까지 개혁과 국민을 가장 많이 말해왔다. 그러나 국민들의 개혁열망에 대해 민주당이나 문재인 후보는 지금까지 한 일이 별로 없다. 국회의원 세비 '30%삭감 결의' 정도다. 이는 배고픈 코끼리에게 비스켓 한조각 던져준 꼴이다. 대선 공약집에는 이런 저런 정치개혁이 나와 있다고는 하나 이 정도의 약속은 역대의 대통령 선거에서 거의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되풀이 했던 것들이다. 그래서 이대로 간다면 당연히 그런 공약들은 휴지통에 들어가는 운명을 맞을 것이 뻔하다.
문제는 개혁의 의지와 구체적인 실현방법이다. 이제 대통령 선거일은 2주도 남지 않았다. 이 짧은 시간 안에 부랴부랴 무엇을 만들어 내더라도 그 진정성은 믿기 어렵다. 사실은 이번 대선에서 대개혁의 찬스가 있었다. 지난 11월13일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의 안대희 위원장이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구성을 위한 예비회담을 갖자고 야권에 제안했던 것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들의 정치쇄신안에 공통점이 많으므로 이것들을 모아서 처리하자고 한 것이다. 여기에는 국회의원에 대한 중앙당의 공천권포기, 지방의원 공천제 폐지, 국회의원 특권폐지등 그야말로 정치쇄신의 핵심의제가 다 들어가 있었다. 진정한 정치개혁의 뜻이 있었다면 당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한수 더 떠서 맞장구를 치고 현재 여의도에서 열리고 있는 정기국회에서 당장 입법하자고 제의했어야 옳다. 만약 그랬다면 여야합의로 얼마든지 정치쇄신을 위한 일대 개혁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투표시간 연장을 들고 나와 이 귀중한 기회를 날려 버렸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안철수 전후보에 대한 많은 국민들의 지지는 말할 것도 없이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다. 정치를 혐오해온 국민들은 안철수라는 신선한 인물에게 부패정치, 특권정치의 타파를 기대해 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부응하지 못하는 안철수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심히 우려된다.
안 전후보는 그의 인기가 안철수 개인에 대한 인기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누리는 인기처럼 개인적 인기가 아니다. 안철수 만큼의 용모와 안철수 만큼의 말솜씨는 찾아보면 그렇게 드물지는 않다. 그런데 왜 하필 안철수였던가.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적 갈증이 워낙 컸던 차에, 마침 기존 정당 출신이 아닌, 그럴싸한 인물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재인과 안철수 두사람의 재결합으로 정치개혁을 기대해도 좋을지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개혁의지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문재인 정권이 탄생할 경우 그 정권은 매우 불안정한 정권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런 정권은 개혁의 동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정권이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문재인 후보는 그 자신의 노력과 야망으로 그 자리에 오른 후보가 아니라 일부 친노그룹에 의해 만들어진 후보다. 치열한 투쟁의 결과로 그 자리를 따낸 과거의 대통령후보 들과는 다르다. 이런 경우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 또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안철수와의 공동정권, 즉 권력나누기는 불가피한데 이런 권력체제는 내부 불화와 갈등의 문제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뿐이 아니다. 지금 이른바 국민연대라는 이름하에 참여한 제반 세력과 개인들의 요구도 충족시켜야 한다. 이런 복잡다단한 조합으로는 개혁과 같은 과제를 이뤄내기 어렵다는 것이 상식이다. 예를 들면 1960년의 장면 민주당 정권 같은 경우다. 이와 더불어 심각한 문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같은 인물이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잘 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문재인후보의 민주당은 탈북자를 배신자라고 한 임수경 같은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공천하여 금배지를 달아줬고 금년 4.11총선에서 이정희 후보의 정당과 선거연대를 통해 이석기의원 같은 주사파의 국회등장을 가능하게 한 곳이다.
이런데서 어떤 개혁이 나온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안철수 전후보의 행보다. 그렇게도 국민들의 여망을 받았던 인물이 앞뒤가 맞지 않는 처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 조건 없이 돕기로 했다지만, 사실일까? 안철수 본인은 아무 조건도 없다고는 하지만, (또 그도 모를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슨 작업이 벌어지고 있을 까는 유추하기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과거 정치가 다 그랬고 이미, 안 전후보 역시 그런 정치구도에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이는 그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필자:언론인.순천향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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