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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단의 조치로 국민의 신뢰가 급선무다.
박종현 기자  |  jhpark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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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9  01: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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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사정의 중추기관인 검찰이 협곡에 갇혀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모든 대선 주자들이 강도 높은 검찰 개혁 공약을 내건 상황에서 검찰의 기존 수사와 결과, 과정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 내곡동 특검 수사 결과가 나왔다. 대검 중수부가 기소한 주요 사건들에 대해 줄줄이 무죄가 선고되고 있다. 급기야 스폰서검사, 그랜저검사, 벤츠 여검사 사건에 이어 불거진 특수통 고위직 검사의 수뢰 의혹은 검찰 구성원들에게 참기 힘든 모욕감과 배신감을 안겨주는 동시에 검·경 갈등까지 재점화시켰다.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는 정치 세력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 갈수록 열악해지는 수사 환경을 감안하면 모든 무죄판결을 막바로 수사력 부족과 연결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청렴성과 도덕성에 관한 한 그 어떤 변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이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질책을 피하기 어렵다. 단순한 악재의 연속이 아니라 중립성, 독립성, 수사력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 속에 검찰 개혁론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한번 넘으면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이른 느낌이다.

검찰은 비리가 발생할 때마다 뼈를 깎는 자정 노력, 엄정한 자체 감찰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잊혀질 새도 없이 드러나는 검사들의 비리 도미노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개인생활은 포기하라는 것이냐는 불평까지 야기한 윤리 강령도 실효성 없음이 확인되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회계부정을 저지른 엔론사도 윤리 강령만 200쪽이 넘지 않았다던가. 특단의 단호한 조치를 결행해야 할 때다.

1990년대 초반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검사는 마피아와 결탁한 정치인, 경제인을 상대로 마니 풀리테(Mani Pulite, 깨끗한 손)로 불린 부패와의 전쟁을 벌여 국민적 영웅이 되었지만, 완승하진 못했다. 그는 후일 “바이러스는 찾아냈으나, 환자 격리와 항체 개발이라는 후속 조치가 이루지지 못했다”고 실패 이유를 토로한 바 있다. 우리의 경우 지금까지 검찰이 비리 구성원을 사전에 자체 적발하여 수사한 사례가 몇이나 되는가. 7급까지 하향 적용한 재산등록제도로도, 윤리교육, 사무감사, 수시감찰로도 부패 바이러스를 찾아내지 못했다.

검찰은 부패 정보 수집을 위해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과 휘하 조직을 두고 있다. ‘우리는 깨끗하다’는 오만한 자세로 남의 티끌만을 찾아내려 애쓰기 전에 검찰 구성원의 부패도 항상 일어나고 있다는 현실을 지금부터라도 인정하고, 사즉생(死則生)의 마음가짐으로 가용 인력과 역량을 최대한 동원하여 ‘내부 바이러스 체크’부터 상시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나아가 확인된 부패 바이러스를 신속하고 확실하게 ‘격리·제거'할 수 있도록 특임검사에 준하는 권한을 가진 내부 비리 수사 전담 상설 조직을 하루빨리 설치·운용할 것을 권고한다.

내 손이 깨끗해야 남의 허물을 지적하는 정당성이 확보된다는 기본을 재확인해야 한다. 강력한 권한일수록 가혹할 정도의 자정 활동과 철저한 내·외부 통제가 필요하다. 이는 결코 검찰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열악한 여건 속에서 분투하고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에게 작금의 자괴감과 무력감을 신속히 치유하고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긍심을 되찾아 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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