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악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드물었던 드라마티코 소프라노 영역의 <한예진>을 주목한다.

이른 바 한국 성악의 소프라노 빅 3로 불리는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

이미 국내외에 걸쳐 대단한 명성을 지닌 그녀들이지만 음역대만 놓고 보면 빈자리가 있었다는 것에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의견을 일치한다.

콜로라투라, 레지에로, 리리코 같이 가볍고 달콤하며 서정적인 음역 대에서는 충분히 훌륭하지만 이른 바 오페라의 주류인 베르디, 푸치니 오페라의 영역을<드라마티코>라고 불리는 풍부한 음량과 극적인 표현, 넓은 음역으로 오페라 같은 스케일과 웅장함을 요구하는 무대에서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중론.

드라마티코 소프라노 한예진이 평론가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소프라노 한예진은 이미 지난 2008년 국립오페라단에서 초연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에서 섬세한 감정표현과 격정적인 연주를 통하여 독일 연출가 <카를로 바그너>의 이른 바 <순수한 살로메>를 완벽하게 구현해 내어 평론가들을 흥분시킨 바 있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를 오가며 동양인으로서는 갖추기 힘든 보기 드문 소리와 연기력을 가진 소프라노라는 평가를 받아냈다.

한예진은 1991년에서 2003년까지 13년의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이탈리아에서 음악유학과정을 거친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악예술 본 고장에서의 13년간의 수련과정을 거친 셈이다.

한예진이 지니고 있던 성악가로서의 가치는 이탈리아 유학시절의 에피소드 하나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유학시절 한예진은 이탈리아에서 한 유명 은행의 CF모델을 경험했다. 그녀가 다니고 있던 콘서바토리에 동양인의 이미지를 지닌 모델 캐스팅의뢰가 왔었고 한예진이 캐스팅되었다.

그들은 한예진이 지니고 있는 음악성과 수려한 외모 그리고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에 매료되었고 그들은 한예진에게 한국에서 온 사라 브라이트만이라는 닉네임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알려진 바와 같이 한예진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최우수 졸업하였고 이탈리아의 멜라노 국제콩쿨에서 우승과 함께 심사위원장상, 음악평론가 상을 동시 수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벨칸토 국제콩쿨, 코모 국제콩쿨, 마르셀라 국제콩쿨 1위를 비롯해서 푸치니 음악의 최고 실력자를 가르는 베스트 보이스 푸치니아나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주요 콩쿨에서 모두 1위를 휩쓸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다. 그녀의 이 같은 수상 경력은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화제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귀국 후 한예진은 한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양국 간의 주요 음악회를 장식한다.

특히 한예진은 북부 이탈리아의 오페라 계에서 두각을 보이는데 라 트라비아타(춘희)로 시작된 한예진의 오페라 무대는 나비부인, 라보엠 등의 주요 작품을 걸쳐 수십 여 회의 오라토리오 콘서트에 출연하여 이탈리아 성악계의 주목을 받기에 이른다.

국내에서의 활동은 2007년부터지만 한예진이 우리나라 성악계의 본격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국립오페라단의 국내 초연작이었던 <살로메>에서의 타이틀롤 이후서 부터이다.

<살로메>를 통하여 한예진은 한국의 마리아 칼라스라는 격찬을 들으며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기에 이른다.

드라마티코 영역으로 소프라노 연주가가 드문 우리나라 성악계에서 한예진이 지니는 성악가로서의 희소가치는 평가할 만하다.

특히 그녀는 일반적인 성악무대보다는 오페라 같은 대형 무대에서 돋보이는 극적이고 격정적인 자기 표현력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빛나는 수려한 외모와 표정연기그리고 탁월한 해석력을 지닌 율동은 오페라 성악가로서의 상품성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역설적으로 국내에서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에 비해서 지명도가 미흡한 것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오페라 레퍼토리 중에서는 가장 널리 연주되는 작품 중의 하나인 토스카,

오페라 사상 가장 완벽한 서사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작품 토스카를 위해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의 주역가수들과 250여명의 국내외 제작진이 함께 한다.

2012년 최고의 대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제3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대표작품 ‘토스카’.

그 치명적 매력의 토스카를 연출해 낼 <드라마티코 소프라노 한예진>을 주목한다.

5월 25일 ~ 27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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