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일, 연합뉴스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장 후보는 노숙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밝혀라”고 강력히 촉구하면서 이번 10・26 보궐선거의 서울시장 후보라면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노숙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공약부터 발표하여 실천함으로써 첫째, 노숙자들에게 재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둘째, 오매불망 그리던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이산가족 재결합의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셋째, 서울역을 중심으로 서울의 도심거리가 더욱 활기 넘치는 세계 속의 일류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도 노숙자의 무상급식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첫날 첫 직무에서 ‘초등학생의 무상급식 결재를 선택했다”고 한다. 첫 결재에서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 185억 원의 지원’이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 거주 5·6학년생 19만 7천명이 다음 달부터 무료급식을 받게 된다고 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부자아이 무상급식을 못 하겠다”고 버티다가 스스로 물러났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박원순 시장이 첫날부터 ‘부자아이 무상급식’부터 챙기면서 ‘부자(富者) 끌어안기’라는 비판은 어찌 감당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그런데도 시민들이 한 푼 두 푼 기부하고 자원봉사자들이 나선지 벌써 20년 동안 노숙자와 행려자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하고 싶다. 1992년 2월 12일에 가난하고 소외된 노숙자와 행려자를 위한 ‘사랑의 급식소’로서 처음 문을 열게 된 '토마스의 집'은 서교동 본당의 김종국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가 영명축일금으로써 시작한 기부행사로서 '토마스의 집'이라 이름 붙인 것도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라는 신부님의 영명에서 따온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여 1994년 8월까지 운영해 오다 그 자리에 주차 빌딩이 들어서는 바람에 자리를 비어 주고, 6개월간의 휴식기간을 거친 후 지금의 영등포역 부근으로 이사하여 1995년 2월에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토마스 신부님의 무상급식에 대한 집념과 노숙자 사랑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토마스의 집'은 노숙자와 행려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목요일과 주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12시 30분부터 3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루 이용인원은 180여명 정도이며, 식단으로서는 밥, 반찬 세 가지, 국으로 완전 무상급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토마스의 집’은 사제직 사랑실천의 하나로서 토아올람공동체(THO-A-ORAM COMMUNITY)를 결성하여 오갈 데 없는 노숙자들에게 무상급식을 실천하고 있다. 정병준 씨는 아들과 함께 영등포 ‘토마스의 집’에서 하루 자원봉사를 마치고 카페를 통한 <천사의 줄>이란 시에서 “뚝딱뚝딱 싹뚝싹뚝/ 반찬 만드는 소리// 지글지글 보글보글/ 국 꿇는 소리// 딸그락딸그락/ 식판 배식 소리// 웅성웅성/ 기나긴 천사의 줄// 일용할 양식을/ 기부하신 분들 덕분에// 봉사하신 분들 덕분에/ 무료급식을 하신 천사들// 토마스의 집은/ 천사들의 집”이라고 읊고 있어서 배고픈 노숙천사를 위해 기부천사와 봉사천사의 삼위일체가 만들어낸 한 마당 춤사위처럼 훨훨 춤을 추며 다가선다.

본 연합(상임의장 최진호, 부경대 명예교수)이 다시 한 번 돈수백배(頓首百拜)하고 부탁드리니 박원순 서울시장께서는 오갈 데 없는 불쌍한 3천여 명의 서울시 노숙자들에게 숙박(宿泊)과 무상급식으로 식사(食事)부터 해결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하면서 이행여부를 시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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