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월)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주승용 의원, 민주당 최영희 의원,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교육희망네트워크, 복지국가사회복지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여연대,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등이 참여한 가운데 국회와 중앙정부에 결식아동 급식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2시 광화문 광장 앞에서는 교육복지시민사회단체와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등 30여명이 모여 결식아동 급식대책 마련의 시급성 및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호소하는 자리를 가졌다.

결식(우려) 아동을 위한 아동급식지원사업이 2005년부터 지방이양사업으로 되면서 지역 간 편차 발생, 사각지대 발생 등 결식(우려) 아동에 대한 급식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2009년 2010년에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지자체에 지원을 하였으나, 한시적이라는 이유와 지자체에서 충분한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방학 중에 굶는 아이는 없다는 발표와 함께, 2011년에는 중앙정부 지원을 중단하였다.

그러나, 교과부에서 발행한 <2011년 학교보건/급식 기본방향>에 의하면 학교급식에서 저소득층 지원목표는 91만 명이고,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른 지자체를 통한 급식지원대상자는 48만 명이다. 즉, 학기 중에 점심급식을 지원받던 아동청소년 중 43만 명이 방학 중에서 점심급식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들이 점심을 굶는지 다른 어떤 대책이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국회의원 및 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국민소득 2만 불,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의 G20 정상회의를 치른 품격 있는 나라에서 아직도 43만 명의 아이들이 제때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아이들의 현실이라며, 결식아동 급식예산을 복원하는 중앙정부의 책임감 있는 대책과 함께 중앙정부 차원의 정확한 실태조사를 시급히 마련해달라”고 요구하였다.

또한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도록 교육복지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으로 단 한 명의 결식(우려) 아동이 없는 사회를 위한 캠페인 전개,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위한 ‘결식아동 없는 세상을 위한 교육복지시민사회단체 모임(가칭)’의 결성을 발표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아동이 처해있는 경제적, 물리적 환경에 상관없는 ‘결식아동 0(제로)를 위한 세상’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하였다.

- 성명서 전문 -

겨울방학이 춥고 배고픈 아이들이 있다.
정부는 결식아동 급식예산을 즉각 편성하라!


다시 겨울방학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가슴 설레며 기다려야 할 방학이 그렇게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밥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는 방학은 결식아동들에게 있어 행복한 시간이 아니라 피하고 싶은 힘겨운 시간입니다.

정부는 2009년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결식아동 급식사업비로 540억 원을 편성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2010년 결식아동 급식사업비를 절반으로 삭감했고, 2011년에는 아예 예산 항목조차 삭제해 버렸습니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그동안 결식아동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직도 이 땅에 굶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정부의 통계에 기초한 결식아동 급식지원 현황입니다. 2010년 현재 학기 중에 교육과학기술부가 급식비를 지원하는 급식지원대상자는 90만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방학 중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급식비를 지원받는 급식지원대상자는 47만명에 불과합니다. 학기 중에 정부로부터 급식비를 지원받던 90만명 중 43만명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급식비 지원이 중단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이 43만 명이 방학 중에 밥을 먹고 있는지 굶고 있는지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학기 중에 밥값을 낼 수 없어 정부로 급식비를 지원 받던 아이에게 방학이라고 해서 하늘에서 밥값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끼니때마다 밥상을 안겨주는 것도 아닐 것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굶고 있는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서 그저 굶는 아이들이 없다고 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결식아동급식사업이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되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각 광역시도마다 결식아동에게 지원되는 급식비조차도 한 끼에 1000원에서 5000원에 이르기까지 중구난방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사는 지역에 따라 제공되는 밥이 다른 것입니다.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아이에게 밥이라도 제대로 먹이려면 모두가 도시로 이사해야 할 형편이라는 자조적인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UN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의 공급을 국가의 책임으로 명시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1991년도에 이 협약을 비준한 국가입니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것은 당연히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런 비인간적인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산을 2012년 정부예산에서 편성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는 한 아이도 굶기지 않을 수 있는 수준의 결식아동 급식예산을 편성해야 합니다.

둘째, 국회는 입법 등을 통해서 아이들이 사는 곳에 따라 급식지원 여부와 급식의 질이 차별받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결식아동 급식지원 책임을 중앙정부로 이관해야 합니다.

셋째, 정부는 전면적인 결식아동 실태파악 등 결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미래를 가꾸지 않고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소홀히 하고 우리의 미래를 꿈꿀 수도 없습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결식아동의 문제를 가지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국민들 그 누구도 아이들이 굶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제 정부는 국민들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

2011년 10월 31일

국회의원 주승용 국회의원 최영희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교육희망네트워크 복지국가사회복지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여연대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