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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 ‘유리성’ 과연 유리 탓일까
윤선중 기자  |  newsdai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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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6.23  16: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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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건축물에 미려하고 심플한 외관 때문에 유리가 많이 사용됨에 따라, 더운 여름철에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태양광선으로 인한 높은 실내 온도로 유리외벽(glass curtain wall)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과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유리 외벽을 건축물에 응용하는 데는 단순하게 건물외관 만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콘크리트 벽에 손바닥 만한 창을 뚫어 놓고 외부 태양열선을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진정한 건축물 에너지를 절약하는 바람직한 방향은 분명 아닐 것이다.

예로부터 밝고 깨끗한 것을 즐겨 했고 자연과 풍류를 알았던 민족정서를 감안하더라도 채광 효과의 극대화 및 탁 트인 경관을 주는 유리 외벽을 선호하는 경향은 우리 고유의 문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

또한 채광으로부터 절감되는 조명에너지 절감도 무시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른 건설자재에 비해 경제성이나 친환경성, 내구성 측면으로 봐도 유리제품을 대체할 만한 것을 쉽게 찾지 못한다.

불볕 유리성, 과연 유리 탓일까.

장파장(2,500~40,000nm)의 적외선 에너지(열선)를 어느 정도 반사하는가를 나타내는 척도인 방사율(Emissivity)이 낮을수록 단열성능이 좋은 유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유리 제품을 로이유리(Low-Emissivity glass)라고 한다. 이 로이유리를 창에 사용할 경우, 난방이 필요한 계절인 겨울철에 실내의 난방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에는, 특히 지구온난화 등의 이유로 요즘처럼 여름이 길어짐에 따라 겨울철 단열성능에만 유리의 효율성을 논하는 것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따라서 여름철 냉방부하를 줄일 수 있도록, 유리의 성능을 고려하여 적절한 유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여름철 냉방부하를 줄일 수 있는 유리의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가 차폐계수(Shading Coefficient) 또는 g-value 이다 g-value 가 낮다는 의미는 태양광을 더 많이 차단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유리를 투과하는 태양열과 유리 내부로 흡수한 태양열이 실내로 방사되어 전달되는 정도를 낮춤으로써 여름철에도 냉방부하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유리로는 대표적으로 열선반사유리가 있다.

그렇다면 겨울철 난방비도 줄이면서 여름철 냉방부하를 줄일 수 있는 유리는 없을까. 이러한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유리가 복합기능성유리이다. 복합기능성유리는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로이 기능만이 아니고 태양광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또한 태양광 투과율을 조절할 수 있도록 g-value 가 다른 유리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의 특성과 방향에 따라 적절한 유리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 아파트를 생각해 보면 여름에는 주로 넓은 발코니 창을 활짝 열어놓고 생활하기 마련이고 태양열이 강한 낮에는 주로 집에 사람이 없고 밤에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겨울철의 단열효과가 더 중요시 되므로 기존의 일반 로이유리를 사용하여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상업용 빌딩은 시공방식이나 창틀의 형태 상 창문의 개폐가 쉽지 않으며 사람들이 낮에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태양열선이 직접적인 영향을 더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단열 보다는 태양열선을 차단하는 기능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별로 그 기후 특성을 고려하여, 건축물에 따라 그 용도를 고려하여 올바르게 설계를 적용하고 그에 적합한 유리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일부 국내 건축용 유리제품 중에는 겨울철의 단열성을 높이는 효과와 여름철의 태양열선 차단하는 효과가 동시에 충족되어 열손실을 최소화하는 신개념의 복합기능 로이유리제품이 나와 건축물에 적용되고 있다.

제도가 만들어낸 이면, 해결방안이 없을까.

현재 국내 건축법 상에는 겨울철의 단열효과에 해당되는 규정인 열관류율(U Value – W/m2k) 만을 규제하고 있고 그마저도 선진국에 비하면 규제 수준이 매우 미흡하였다가 최근에 개정되어 녹생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겨울철 난방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규정이 있는 반면에 여름철의 태양열선 차단에 대한 기준(g Value)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모든 건축법의 규정이 밤과 겨울에만 적용되는 단열규정만을 제한하고 있어 일년 삼백육십오일 중에 1/4에 해당되는 시간 동안만 통제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건물주의 입장에서는 건축비용을 줄이기 위해 창에 대한 최소한의 열관류율 규정에만 만족하도록 유리사양을 선택할 것이고, 이는 아파트와 같은 주거용 건물이나 상업용 건물뿐 아니라 관공서 건물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 미국, 호주 등 전세계적으로 건축물의 에너지 균형(겨울철 난방비와 여름철 냉방비의 합계) 차원에서 창에 대한 단열성능으로 U-Value와 g-Value를 모두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의 관련 법규에도 조속하게 이와 같은 추세가 반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관련 건축법규만이 아니고 창세트 에너지소비 효율등급 제도에도 역시 열관류율(U-Value)만 등급 관리 기준으로 적용되어 있다. 건축물에 적용되는 유리는 여름철에 덥다고 문제가 아니고 겨울철에 춥다고 문제가 아니라 건축물에서 창호의 U-Value와 g-Value가 모두 검토되어 에너지 소비의 총량을 보고 창세트의 효율등급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열관류율이 낮아 단열성능이 우수하여 1등급 판정을 받더라도 g-Value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 여름에는 더워서 냉방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여름과 겨울 그리고 모든 계절에 최적인 유리를 선정하기 위하여 차폐계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조속히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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