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점포거래 시장에서도 권리금이 하락하는 등 이미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최근 2개월(4~5월) 간 매물로 등록된 서울·수도권 소재 점포 2707개(평균면적: 135.53㎡)의 시세 정보를 이전 2개월(2~3월)간 등록된 매물 2448개(평균면적: 145.45㎡)와 비교한 결과 평균 권리금은 1억2292만원에서 1억1405만원으로 887만원(7.22%) 하락했다.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권리금이 오름세를 보였고 거래도 활발했다는 점과 매년 3~4월이 전통적인 창업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물가 상승과 경기 악화로 인해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초부터 4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서민 경기 역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은 업종별 권리금 변동 추이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점포라인이 조사대상 매물 중 서민경기와 밀착된 26개 업종의 점포 4189개를 추려내 분석한 결과 권리금이 가장 많이 떨어진 업종은 호프·맥주 업종이었다. 주대가 저렴해 서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업종이지만 권리금은 1억 5700만원에서 1억 1318만원으로 4382만원(27.91%) 하락했다.

창업시장의 기린아로 부상한 스크린골프방 권리금도 내려앉았다. 노래방, PC방에 이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크린골프방이지만 권리금은 3억 491만원에서 2억 7931만원으로 2560만원(8.4%) 하락했다.

이어 퓨전음식점이 1억5733만원에서 1억 3211만원으로 2522만원(16.03%), 고깃집이 1억6700만원에서 1억4630만원으로 2070만원(12.4%), 헬스클럽이 1억7019만원에서 1억 5059만원으로 1960만원(11.52%) 각각 내렸다.

아울러 같은 기간 권리금이 오른 업종들을 보면 불황에 강하다고 평가받는 것들이 많았다. 소비자 뿐만 아니라 현재 영업 중인 자영업자나 점포를 찾는 예비창업자들 역시 현재 경기를 불황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제과점이었다. 평균 권리금이 1억6371만원에서 2억 원으로 3629만원(22.17%) 올랐다. 제과점은 매출이 꾸준하고 투자한 만큼 수익이 나온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불황일수록 찾는 이가 많다.

제과점에 이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커피전문점 권리금이 1억 3480만원에서 1억 5240만원으로 1760만원(13.06%) 올랐고 한식점 권리금이 1억 327만원에서 1억 1634만원으로 1307만원(12.66%) 올랐다.

아울러 편의점이 5504만원에서 6782만원으로 1278만원(23.22%) 올라 상승률 측면에서 수위를 차지한 점이 돋보인다. 편의점은 창업과 운영이 어렵지 않고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역시 불황기에 선호되는 업종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연초에는 그간의 안전지향 기조를 벗어나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높은 수익을 노리는 창업자들이 늘면서 거래도 활발했다”며 “현재는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떨어진 점포가 속출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점포거래 자체도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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