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외국인들이 지역 불우 어린이들의 가족이 되어 즐거운 하루를 선사했다.

현대중공업에 파견 근무 중인 외국인 감독관들이 4월 23일(토) 오전 10시 울산 동구 서부축구장에서 울산양육원(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원생 120여 명을 초청, ‘체육대회(Orphanage Sports Outing Event)’를 열었다.

미국, 호주, 영국 등 15개국에서 온 외국인 공사 감독관 및 가족 100여 명은 이날 양육원 아이들과 한 팀이 돼 다양한 운동과 놀이를 즐기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들 외국인 감독관 가족들은 그동안 울산 지역 양육원생들과 놀이공원을 방문하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의 불우이웃을 도왔다.

이처럼 외국인 감독관들이 양육원생들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소외받은 어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울산에 살고 있는 지역의 일원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에는 외국인과 아이들이 하나 돼 에어로빅과 줄다리기, 장애물 릴레이 등 다양한 체육활동과 함께 ‘신발 멀리 던지기,’ ‘발목에 풍선을 묶어 터뜨리기’ 등 레크리에이션도 준비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특히 장기자랑 시간에는 외국인 감독관과 양육원생들이 마음껏 자신의 끼를 발산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돋았고, 흥겨운 밴드의 음악연주도 어우러져 볼거리를 더했다.

또 점심시간에는 푸짐한 뷔페와 바비큐 파티가 열렸는데, 국적이 다른 외국인들과 양육원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음식을 함께 먹으며 따뜻한 정을 나눴다.

한국생활 3년차인 짐 죠크스키(Jim Zukowski, 미국, 67세, 남)씨는 “양육원 아이들의 아빠가 돼 이들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할 수 있어 뿌듯하고 기쁘다” 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을 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양육원 이동윤(李東允, 42세) 과장은, “낯선 땅에서 향수를 달래기도 벅찰 것 같은데도 양육원생들을 위해 10년째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외국인 감독관 가족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 외국인들은 주로 현대중공업에 선박이나 해양설비 등을 발주한 선급(船級) 감독관과 엔지니어가 대부분인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 이상 울산에 머무르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편, 지역사회 공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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