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위기가 계속되면서 일본 지진 피해지역에서의 구호 활동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지진으로 대피해 있는 수 천 명의 아동이 식품과 물, 조리용 연료와 의복 등 생필품 부족으로 인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나미와 이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시설 손상을 유발한 일본 대지진으로 최대 10만 명의 아동이 집을 떠나 생활하고 있다. 재난 발생 후 거의 일주일이 지났지만,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의 아동들은 여전히 식품이나 깨끗한 물 같은 기본적인 물품이 부족한 상황이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우려가 구호 노력을 지연시킴으로써 보급로 문제가 더 악화될 위험성도 있다.

센다이에서 세이브더칠드런 긴급구호팀을 이끌고 있는 스테판 맥도날드(Stephen McDonld)는 “지진과 이로 인해 야기된 많은 문제들로 극도로 힘겨운 상황에 처한 아동들을 목격하고 있다”며 “연료 부족으로 전국적인 물류 상황이 악화돼, 기본적인 물품 조차 구하지 못하는 지역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6일 센다이시 북부인 이시노마키와 노비루, 오나가와 지역의 재해 상황을 파악하던 중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아동들을 목격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긴급구호팀 미디어 담당자인 이안 울버튼(Ian Woolverton)은 “눈과 진눈깨비, 비가 날리는 진흙투성이 길을 10시간 동안 걸어 다녔다”며 “오나가와 같은 곳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참혹한 광경이었고 이시노마키의 대피소에서 등유 램프 주변에 모여 있는 아동들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도쿄에서는 한 사람당 10리터씩 할당되는 기름을 사기 위해 주유소 밖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연료 부족은 수 차례의 폭발과 방사선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긴급구호팀장 스티브 맥도날드(Steve McDonald)는 “후쿠시마의 상황이 후쿠시마보다 더 북부에 위치해 있는 지역의 구호 노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확실하다”며 “발전소 주변의 대피소에서는 새로운 대피 행렬 생기고 있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피해 지역에 구호인력을 배치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대피소에서 후쿠시마에서의 상황 악화에 따라 발생할지도 모를 일들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는 아동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센다이에서 멀지 않은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세토 카즈키(Seto Kazuki, 8세)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에게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정말 걱정하고 있다”며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으로 밖에서 놀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로 야스(Hiro Yasu, 10세)는 “우리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핵폭탄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매우 겁에 질려 있다”며 “지금 매우 걱정하고 있고 만약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다면 우리에게 엄청난 시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긴급구호팀은 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아동들을 돕기 위해 센다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아동친화공간(CFS: Child Friendly Space)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친화공간은 전문인력의 감독 하에 아동들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시간을 보냄으로써 그들이 직면한 불안감을 덜어준다. 아동친화공간은 또한 부모들이 식료품과 숙소를 구하고 가족이나 친구들을 찾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아동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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