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 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 글로벌 바이어들이 연초부터 한국제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는 중국, 인도,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재와 인프라 관련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OTRA는 11일 바이어 1,041개사가 참가한 국내 최대 수출상담회 ‘Buy Korea 2011'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고, 이번 행사에 대거 참가한 신흥시장 바이어들이 한국산 중고급 소비재와 전력기자재, 기계 부품 등 인프라 관련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70개국 1,041개사 해외 바이어가 대거 참가했다. 해외 바이어 691개사는 직접 행사장을 찾았고, 350개사는 온라인으로 상담에 참가했다. 작년 말 연평도 사태로 코리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행사는 한국에 대한 바이어들의 신뢰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시켜줬다. 우리기업들도 2,700개사가 참가해 큰 성황을 이뤘으며, 총 상담건수는 4,750건, 수출 계약 추진액은 1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흥시장 바이어 대거 방한, 한국산 소비재와 인프라 기자재 구매열기 ‘후끈’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중동·아프리카, 인도 등 신흥시장 바이어들이 대거 방한했다는 점이다. 직접 행사장을 찾은 바이어 691개사 가운데 신흥시장 바이어는 480개사로 전체의 69%에 달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매출액 1억불이 넘는 글로벌 바이어 261개사 가운데 신흥시장 바이어가 140개사를 차지해 전체의 54%로 절반 이상이다. 중국 최대 백색 가전기업인 하이얼, 중국 최대 발전기 제조기업인 Dongfang Electric, 인도 최대 SUV 자동차 생산 기업인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 인도 2위 민자 발전 사업자 Essar Power가 한국을 찾았다. 이 밖에도,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방한 바이어는 114개사로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우선, 불모지나 다름없던 신흥시장 유통분야 글로벌 기업들이 방한해 한국산 소비재 구매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인도 최대 유통업체 Reliance는 가전, 생활용품 등 중고급 한국 소비재 구매에 관심을 보였으며, ‘대장금’ 방영으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중국 후난 위성 TV의 인터넷 쇼핑몰 Hitao는 화장품, 패션잡화 등 한류 히트상품을 찾아 방한했다.

 화장품, 건강,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말레이시아 글로벌 바이어 Cosway사는 3개 구매팀이 방한하여 다양한 품목의 생활용품 구매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한국산 자동차 부품과 IT 제품이 신흥시장 바이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GM 이집트 공장은 한국산 부품을 직접 조달하기 위해, 구매책임자가 현지 협력사 9개사와 함께 방한했다. 인도의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 조달 가능성을 타진하기 활발히 상담했다.

중국 하이얼, TCL, BOE와 터키 최대 가전제품 생산기업인 Arcelik가 한국산 IT 관련 제품 구매에 관심을 보였다. 인도 3대 IT 서비스업체인 Wipro사는 LED 분야의 사업 확장을 위해 적합한 파트너를 물색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밖에도, 신흥시장에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대형 프로젝트를 보유한 글로벌 바이어들도 한국을 찾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력기자재 대표기업 Al-Qahtani Pipe Coating Industries는 전력기자재 설비 구매에 나섰다. 인도 2위의 민자 발전사업자인 Essar Power는 가스, 스팀터빈, 보일러 구매에 관심을 보였으며, 인도의 유력 발전 철강기업인 진달 파워(Jindal Power)는 인도 자르칸트 주와 체결한 2,640 MW 규모의 화력발전소 관련 기자재 조달을 위해 방한했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전력공사(KESC)도 전력기자재 프로젝트 상담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렇게 유통업체, 자동차 부품업체, 가전·IT 업체,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를 보유한 신흥시장 글로벌 바이어들이 대거 방한한 것은 최근 지갑이 두둑해진 신흥시장 중산층 사이에 한국산 IT, 자동차 부품, 미용, 패션제품을 중심으로 코리아 프리미엄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고, 원전 수주를 계기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분야에서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KOTRA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상담회 현장에서는 쿠웨이트의 유력 선박 에이전트인 Al Boom Marine사와 시뮬레이션 테크사의 준설선, 예인선, 잠수지원선 등 총 9,3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MOU를 포함해 신흥시장 바이어들과 총 5건의 MOU가 체결되는 등 한국제품 구매 열기가 뜨거웠다.

선진 시장 바이어, 그린 프로젝트와 정부조달 분야 협력에 관심

한편, 구미 선진 시장 바이어들은 그린 프로젝트와 정부조달 분야에 한국 기업과의 다양한 방식의 협력에 관심을 나타냈다. 구미지역 그린기업 바이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캐나다 Cresguard System은 태양전지 구매에 관심을 보였으며, 독일의 Jahnel-Kestermann은 풍력 기어 박스 부품 조달을 희망하고 있다.

세계 100대 전자부품 제조사인 Celestica는 온타리오에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며, Centennial사는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모듈 기업인 에스에너지사와 1,000만 달러 규모의 구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그린 조달 시장에 한국산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미국 정부조달 전문 벤더 15개사가 방한했다. 미국 헬스 IT 전문 정부조달기업 PSI는 최근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의료관련 IT 제품 분야에 한국산 구매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에게는 그동안 진입이 어려웠던 정부조달 시장에 전문 벤더를 활용해 ‘우회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방한도 이어졌다. 세계 3대 유통업체인 영국의 테스코, 이태리의 거대 유통업체 UT Europe, 스페인 최대 의류 유통업체 Inditex Group가 한국을 찾았다. 일본 최대 할인양판점 이토요가도는 최근 엔고와 일본에서 부는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화장품과 잡화 품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연초부터 우리 수출 확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히고, “올해 무역 1조 달러시대의 화두는 바로 신흥시장 공략”이라며, “이번 행사에 신흥시장 글로벌 바이어들이 대거 방한한 것은 우리 수출 원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009년에 처음 개최한 Buy Korea 행사가 올해 4회째를 맞이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수출상담회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OTRA는 이번 행사를 ‘글로벌 동반 성장(Global win-win)'에 초점을 두고, 동반성장의 범위를 국내 대중소기업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으로 확장해, 글로벌 파트너와 상호 협력하는 동반성장의 장으로 마련했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 73개사가 참가하는 글로벌 동반성장관외에도 미국, 독일 등 10개 국가가 참가하는 FTA 국가관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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