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기와 버리기

신발장에 신발이 늘어 갑니다.
옷장에 옷이 많아 집니다.

부엌에 그릇이 쌓입니다.
사기만하고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근심이 늘어 갑니다.
머리에 생각이 복잡해 집니다.

몸이 자꾸 무거워 집니다.
바라기만 하고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발장에 먼지만 털어 낼 것이 아니라
신지 않는 신발은 버려야겠습니다.

옷장의 옷도 차곡차곡 쌓아 둘 것이 아니라
자주 입는 옷만 두고 정리해야 겠습니다.

부엌에 그릇도 사용하는 것만 두고
모두 치워야겠습니다.

삶이란 이렇게 바라기와 버리기의
치열한 싸움입니다.

내 마음의 많은 생각들 가운데
내 생활의 많은 일들 가운데 정말 내 삶을

아름답게 하고 의미있게 하는 것들만
남겨두고 또 버려야 겠습니다.


- 정용철님의 글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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