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개최국 되다

세계 ‘모터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스피드의 제전 포뮬러원(F1) 경기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된다.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로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대회 개최국 반열에 들게 됐고 영암은 지역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기대하게 됐다.

 
한적한 주말 도심을 뒤흔드는 자동차의 굉음, 펄럭이는 깃발. 흰색 연기를 내며 순간 가속해 질주하는 화려한 레이싱카…. 10월 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는 국내에서 볼 수 없던 ‘포뮬러원(Formula One·F1)’ 퍼포먼스가 벌어져 시민들의 경탄을 자아냈다.

세종로 네거리에서 서울광장까지 약 5백50미터 구간에서 펼쳐진 이날 행사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함께하는 르노 F1팀 시티 데모’였다.

르노 F1팀 드라이버인 제롬 담브로시오가 보여주는 R29 머신(배기량 2천4백 시시·7백50마력)의 순간 가속과 회전기술은 현존하는 자동차 기술의 집약체인 레이싱카의 면모를 과시하며 F1의 매력을 잠시라도 맛볼 수 있게 해줬다.

이번 행사는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 조직위원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남 영암에서 개최하는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하고도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는 거의 ‘불모지’ 상태였던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F1 대회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세계 최정상급 스포츠 이벤트다. 이번 F1 대회 개최로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여덟 번째 국가가 된다.

한곳에서 펼쳐지는 일회성 경주가 아니라 세계 각지를 돌며 연간 17~20차례 레이스를 펼쳐 최종 승자를 결정하는 F1이 세계적 스포츠로 꼽히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관중 동원력과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이다.

경주팀 연간 예산 2조5천억원·연간 후원금 2조원

첨단 자동차 기술과 거대 자본이 결합한 F1 대회는 경기당 평균 관람객이 20만명 이상, 연간 누적 관람객이 4백만명을 넘어선다. 또 현존하는 국제경기대회 중 미디어 노출효과가 가장 큰 대회다(전 세계 시청자 수 6억명 이상). 미디어 노출에 따른 홍보효과는 분당 12억원에 달한다.

F1에 출전하는 경주팀의 연간 예산은 우리 돈으로 2조5천억원 규모이며 스폰서십(후원기업)의 연간 후원금도 2조원에 이른다. ‘머신’으로 불리는 F1 레이싱카의 대당 가격도 1백억원대다. F1 드라이버들의 연봉도 수천만 달러에 이른다. ‘F1의 전설’로 불리는 미하엘 슈마허의 경우 전성기에는 연간 9백60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특히 F1의 스폰서십은 <포춘>지 선정 1백대 기업 중 35퍼센트가 참여할 정도로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연인원 47억명이 TV를 시청하고 2조2천억원의 수익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우리 국민에게 낯선 F1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이렇게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지닌 F1 레이스의 한 축인 코리아 그랑프리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F1 코리아 그랑프리 운영법인인 KAVO(Korea Auto Valley Operation)와 F1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에 20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부터 2016년까지 7년간 개최하게 되는 F1 코리아 그랑프리(이후 연장 개최 가능)에 소요되는 예산은 7년간 7천3백30억원(국비 1천1백30억원, 도비 1천1백30억원, 민자 5천70억원)이다.

하지만 F1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이를 능가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생산 유발효과 1조8천56억원 ▲소득 유발효과 4천3백64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8천6백50억원 ▲고용 유발효과 1만7천9백94명 등으로 나타났다.

“F1 대회, 2700여 억원 경제적 효과 낼 것”

10월 22일부터 사흘간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될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치러지는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경주용 트랙)은 그동안 경제발전에서 소외돼온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정된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구역 내에 자리하고 있다.

전남도는 영암 일대를 관광·레저스포츠산업과 첨단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또한 그 일환으로 2005년부터 F1 유치를 추진해 F1 주관기관인 영국의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와 협상에 들어가 2006년 2월 한국 개최에 합의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치르기 위해 2007년 7월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이 착공됐으며, 완공된 서킷은 10월 12일 FIA의 최종 검수를 통과하면서 성공적인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를 위한 시동이 걸렸다.

전남도는 이번 검수 통과와 함께 코리아 그랑프리의 성공적 개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대회 흥행을 좌우할 입장권 판매에 매진하는 것은 물론 숙박, 교통, 부대행사 등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전호문 목포대 체육학과 교수는 “향후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물론 F1 경기장 인근에 튜닝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자동차 관련 연구소가 들어서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같은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