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세영 교수
예상을 뒤엎는 재미와 긴장감을 주었던 2010 월드컵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그 동안 경기들을 챙겨 보느라 밤 12시를 넘겨 잠드는 것은 예사였을 것이고, 열혈 축구팬이라면 아침 무렵에나 잠들었을 것이니 우리 몸은 불규칙한 입면시간과 수면부족으로 지쳤을 터이다. 게다가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벌써 한여름의 가운데로 들어섰다.

최근 출판사 와이겔리에서 발간한 안세영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내과교수의 저서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가 월드컵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고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사계절 중 여름철이 가장 섭생하기 어렵다고 한다. 무더위에 지치고 땀을 많이 흘리는 데다 입맛을 잃어 몸이 허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낮에는 부지런히 움직여 적당히 땀을 흘리는 생활습관이 좋다.

여름이 되어 해가 길어지면 그만큼 수면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짧은 밤 동안 숙면을 취해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늦잠을 자거나 낮에 덥다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아침 일찍 일어나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즐기고, 한낮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적당히 땀을 흘리는 것이 열대야 속에서도 숙면을 취하는 비법이라 할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의 겉은 뜨거워지지만 몸의 속은 차가워지면서 허약해진다. 이러한 날씨와 몸의 관계 탓에 ‘동의보감’에서는 음식이 조금이라도 차가우면 먹지 말고, 차가운 성질의 음료수나 과일도 이롭지 않다고 했다. 여름철일수록 따뜻한 음식물을 섭취해야 배탈, 설사, 냉방병 등에 걸리지 않는다. 배가 항상 따뜻한 사람은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땀을 흘린 후 바로 찬물을 갑자기 끼얹는 것 역시 삼가는 것이 좋다. 모공이 열린 상태에서 찬물을 끼얹으면 찬 기운이 그대로 몸속에 들어와 양기를 위협한다. 따라서 여름철 더운 날씨로 인해 차가운 음식을 섭취할 때는 그 양을 지나치지 않게 하고, 찬 물로 몸을 씻을 때는 몸이 추위를 느낄 정도로 찬 물은 피한다.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의 저자 안세영 교수는 “날씨가 무더울수록 열에 의해 우리 몸의 기가 많이 손상되므로 기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 또 더위 먹지 않으려면 심장을 식혀주고 소변을 잘 내보내야 된다. 그래서 이를 충족하는 여름철 보양식이 전해지는 것이다. 조상의 지혜가 결집되어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는 제철의 전통음식이 최고의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름철 보양식의 대명사, 황기 삼계탕

황기삼계탕은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떨어졌을 때 먹으면 좋다. 따뜻한 성질에 소화가 잘되고 양기를 보충해주는 닭고기에, 면역 기능을 높여주는 황기, 원기를 북돋아주는 인삼이 함께 들어 있어 여름철 더위로 쇠진된 기운을 보강해준다.

더위를 물리치는 차, 생맥산

더위에 지쳤을 때 휴식을 취하면서 생맥산을 마시면 좋다. 맥문동, 오미자, 인삼을 2:1:1의 비율로 달여 마신다. 맥문동은 여름철 손상되기 쉬운 진액을 보충하면서 폐를 튼튼히 하고, 오미자는 여름철 지나치게 강한 양기를 잘 수렴하여 오장육부의 기운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인삼은 여름철 지치기 쉬운 몸에 기운을 보충하여 몸의 저항력을 높여준다. 냉장고에 시원하게 보관해 두었다가 먹을 때마다 꿀을 타서 마시면 즉각적인 효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여름철 대표 음식, 콩국수, 수정과, 수박

콩과 밀가루는 속을 데우면서 소변을 시원하게 내보내 열 받은 심장을 식혀준다. 수정과는 뜨거운 성질의 계피가 들어 있어 몸을 데워주고,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은 이뇨작용을 돕고 여름철 더위 먹은 데 최고의 과일이다. [도움말 : 안세영(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내과교수, 주요 저서로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성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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