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로 뛰는 ‘한국 세일즈맨’ 될 것”

우리에게 배우 혹은 방송인으로 더 익숙한 이참(李參.55) 신임 한국관광공사 사장. 독일 출신 귀화 한국인으로 지난달 30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정식 취임한 그는 이제 ‘귀화인 공기업 수장 1호’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갖게 됐다.

그의 취임은 자신의 표현대로 일대 ‘사건’이었다. ‘푸른눈의 공기업 사장 탄생’ 소식이 전해짐과 동시에 각종 매체에서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그. 취임 후 한 주도 채 되지 않은 지금 급기야 한국관광공사가 인터뷰 자제를 호소하고 나선 상태다.

그만큼 ‘첫번째’라는 수식어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는 의미일 터. “이런 세간의 관심과 기대가 ‘부담’이 아닌 ‘기회’로 느껴진다”며 야무진 포부를 숨기지 않는 그를 Korea.kr이 만나봤다.

Q1. 귀화 한국인으로서 공기업 사장에 임명되는 첫 주인공이 되셨는데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먼저 소감부터 말씀해 주시지요.

- 솔직히 지금은 정신없이 바쁘네요. 사실은 전부터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또 한편으론 더 겸손해지고 책임감도 무겁게 느낍니다. 외국인 출신, 귀화인 출신 1호로서 이런 고위직에 임명된 점에서 보면 제가 잘해야 앞으로도 좋은 전통이 생기고 한국 국가 브랜드에도 좋은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2. 외국인 출신으로 한국의 관광공사 사장이 됐다는 것 자체가 외국 언론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좋은 홍보 기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국내에서도 신선하다는 반응인데,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그동안 한국이 비교적 외국인들에게 보수적인 나라로 인식되어져 왔는데, 이번 저의 취임은 분명 한국이 보다 다문화 사회로, 열린사회로 나아가는 역사적이고 혁신적인 사건일 것입니다.

제가 외국인 출신으로 관광공사 사장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외국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이를 충분히 활용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전 세계에 홍보할 것입니다.

Q3. 관광공사 사장으로서 자신을 차별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참신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습니다. 제 아이디어는 향후 직원들과 논의하고 구체화시켜 앞으로 차차 보여드리겠습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홍보와 유치활동을 강화할 것이며, MICE 유치를 위해 국제기업이나 조직책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세일즈맨”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국가 귀빈이 올 때 원한다면 기꺼이 직접 관광안내를 할 것입니다.

Q4. 한국 관광산업의 장단점 한 가지씩만 꼽아주신다면?

- 대한민국 구석구석에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역사의 향기가 스며있는 매혹적인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문화, 현대적 도시문화, 맛깔스런 한식에 열정적인 사람들까지 우수한 관광자원이 풍부합니다. 분명 관광대국으로 나아갈 잠재력이 풍부한 곳입니다.

아직 우리의 이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홍보가 덜 된 점이 아쉽습니다. 한국인을 찾은 외국인들 중 10명중 6~7명은 꼭 다시 찾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들을 한국에 한번 방문하게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꼭 한국에 가 보고 싶다는 동기부여, 설득력 있게 호소할 이미지 구축이 필요합니다.

Q5. 한국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 먼저 관광인프라와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금 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안내제도와 숙박시설의 개선과 다양화, 관광종사원들의 교육활성화 등은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더해 앞으로 국제적 수준의‘스토리텔링’기법을 도입하고 외국인 인력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홍보, 마케팅도 강화해야 합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홍보와 유치활동을 강화할 것이며, MICE 유치를 위해 국제기업이나 조직책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세일즈맨’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또한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한국관광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100만이 넘는 주한 외국인을 위한 관광체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이 외에도 해외 홍보 채널의 다양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 등의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관광자원개발을 위한 컨설팅, 관광레저도시의 참여 등은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동계레저관광, 해양관광, 고급요양관광 등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한국관광공사 22대 사장에 임명된 독일 출신의 귀화 한국인인 이참씨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Q6. 개인적으로 느끼는 한국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우리나라의 종교문화를 보면 불교, 유교, 기독교 등 골고루 있는데, 다른 나라는 대게 그렇지 않습니다. 다문화적인 것을 받아들이면서 평화롭고 화목하게 같이 산다는 것 자체가 매력 포인트 같습니다.

또 한국인에게는 고유의 흥(興)이 있습니다. 흥에 겨운 분위기를 잘 만들어내고, 흥분 속에서도 질서를 잘 지키고 모습이 대단합니다. 2002년 월드컵 때도 세계가 아주 깜짝 놀랐던 그런 분위기를 우리가 살려서 축제분위기를 우리가 많이 만들 수 있는 그런 상품이나 지역축제를 개발만 하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IT기술과 현대적이고 활기가 넘치는 우리 도시의 모습도 매력적입니다.

Q7.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한국의 관광지는 어디였습니까?

- 한국의 산, 바다, 음식, 고택, 고궁 등 모든 곳을 다 좋아합니다. 특히 한국의 산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Q8. 앞으로 관광공사를 이끌어가면서 이것만큼은 성공시키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관광산업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적인 합의, 범정부적인 협조,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는 일이었단 만큼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커뮤니케이터로서 역할을 다 할 것입니다.

Q9. 행정 경험이 전무한데 앞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려면 한국적인 조직 문화와 풍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리라고 보는데요.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 신나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소통과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거기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려고 합니다.

Q10. 한국도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지만 단일민족으로서의 정서가 뿌리 깊은 한국 사회의 특성상 이종문화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기란 여전히 쉽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 사장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신다면요?

- 저는 사실은 한국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가끔 보이지 않는 벽, 유리벽에 부딪힌 적도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유리벽을 깼습니다. 저로 인해서 많은 다문화 가정과 주한 외국인들에게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참 사장은…

독일 태생인 이 사장은 1986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후 방송 진행자와 기업체 대표, 대학 강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왔으며, 최근 KTV ‘이참의 업그레이드 코리아’를 진행하며 한국관광 및 한식 세계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방송인으로 주로 활동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임명이 “국제화, 개방화되는 사회 변화에 따라 그동안 보수적으로 인식돼온 공직을 전문성 있는 외국인 출신 인사에게도 개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표명하는 계기였다”며, “이 사장이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라틴어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져 글로벌 관광교류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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