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군사연, 6·25전쟁 시리즈 ‘현리-한계전투’

육군군사연구소가 강군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6·25전쟁 전투사 시리즈’의 일환으로 현리전투와 한계전투를 연계해 분석한 중공군 공세 의지를 꺾은 ‘현리-한계전투’를 펴냈다.

이번에 발간된 ‘현리-한계전투’는 2007년 이후 수요자 중심의 전사 연구를 강조하고 있는 군사연구소가 펴낸 6·25전쟁 전투사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전투의 실상을 복원하고 분석하는 점에 있어서도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육군군사연구소 관계관은 “군사연구실을 군사연구소로 개편한 이후 연구소는 전쟁사·전투사 연구의 결과물이 육군 야전부대와 학교기관에서 시행하는 교육훈련에 기여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전사연구를 강조해 왔다”며 “이번 6·25전쟁사 1권은 전쟁사 연구·학습을 통한 전쟁 간접체험으로 전투감각을 고양하고 부대 전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전투사 연구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6·25전쟁의 원인이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연구는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서 비교적 충실하게 진행돼 왔지만 개별 전투를 전술적·작전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고 그에 따른 전훈을 재확인하는 작업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흡한 영역이었다.

이번에 육군 군사연구소가 펴낸 ‘현리-한계전투’는 그간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전투사 연구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싸울 것인가’라는 실용적 질문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연구로 주목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육군 군사연구소는 편찬과정에서 아군과 적의 전술교리에 입각해서 작전적·전술적 측면에서 총체적 분석을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시간 순서로 사실을 나열하는 서술 방식 대신 전투의 흐름을 좌우한 주요 국면을 중점적이고 입체적으로 연구한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 차원의 특성을 떠나 순수하게 이번에 출간된 ‘현리-한계전투’ 자체도 주목할 점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현리-한계전투의 상대방인 중국 측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그 어떤 전사보다도 적 측 의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시간대별 적군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복원해낸 것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편찬 담당자들은 중국의 군단급 전사까지 수집해서 그 내용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미8군 역사편찬담당관이나 중국 대사관의 국방무관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참전 당사자들의 견해까지 반영하는 등 다양한 시각을 담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쳤다. 원색지도와 도표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등 시각적 측면에서도 높은 편집 수준을 유지한 것도 장점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현리-한계전투란 중공군이 제5차 2단계 공세로 1951년 5월 16일부터 21일까지 중동부전선에서 감행한 대규모 공세작전에 국군과 유엔군이 맞서 싸운 전투를 의미한다. 그동안 아군이 패전한 현리전투, 아군이 승리한 한계전투라는 전통적인 전투 구별 관점에서 벗어나 이처럼 현리전투와 한계전투를 하나의 연속적인 전투로 연계해서 이해한 것도 새로운 관점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투 국면의 주요 상황에 대해서도 새로운 주장이나 해석을 가한 점이 많다는 점도 흥미를 끈다. 그동안 현리전투에서 아군이 어려움을 겪은 원인 중의 하나로 미8군의 오판이 꼽혀 왔다. 중공군이 중동부전선에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데 미군이 서부전선에 중공군의 주공이 가해질 것이라고 잘못 판단,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최초 단계에서는 이 같은 전통적 해석을 긍정하면서도 미군이 7일 이후 계속되는 첩보수집으로 중공군의 주공이 중동부전선이란 점을 인식했으나 대응시간 부족으로 실질적인 조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군 7사단 지역에 가해진 중공군의 공격 규모에 대해서도 그동안 막연히 3~4개 사단 규모로 추정한 것과 달리 20군과 27군 소속 6개 사단이 공격했음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현리전투에서 아군에 치명적인 비극을 초래한 출발점인 오마치 고개 점령과 관련, 중국 측 자료를 토대로 적군 규모와 단대호를 명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현리-한계전투’는 오마치 고개를 점령한 중공군 부대는 60사단 178연대 2대대이고, 이후 오마치 고개를 차단한 병력은 최종적으로 중공군 60·81사단 등 2개 사단 규모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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