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 개발 대잠유도무기 ‘홍상어’

유도탄에 실려 적 잠수함이 발견된 해역까지 날아가는 어뢰 홍상어를 개발, 운용하게 됨으로써 우리나라 해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對)잠수함 전투능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착수 9년여 만에 개발에 성공한 홍상어는 유도탄에 실려 적 잠수함 가장 가까운 해역까지 날아간 뒤 투하돼 적이 피할 틈을 주지 않고 공격하는 새로운 개념의 대잠수함 유도무기다.

홍상어가 함정에서 수직발사된 후 적 잠수함을 타격, 명중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ADD 제공

함정이나 잠수함은 서로 상대를 포착할 때 소리로써 위치나 속도 등을 파악하게 된다. 함정이 잠수함을 먼저 발견해 경어뢰(잠수함에서 잠수함이나 함정을 공격하는 것은 중(重)어뢰)로 공격할 경우, 어뢰는 이따금 표적인 잠수함을 놓칠 수 있다. 어뢰가 항주하는 물의 저항이 큰 것이 원인.

따라서 어뢰보다 어뢰가 내는 소리가 적 잠수함에 먼저 도달하게 되는데 이때 잠수함이 어뢰음을 듣고 전 속력으로 달아날 수 있다. 홍상어는 물속에서 소리보다 늦을 수밖에 없는 이 같은 기존 어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어뢰의 사거리보다 더 먼 거리의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것. 적 잠수함이 숨어 있는 해상 바로 상공까지 날아감으로써 적이 어뢰음을 포착,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 적 잠수함 탐지 및 공격 성공 확률을 개선했다.

홍상어는 이렇게 적 잠수함 해역까지 날아가 유도탄과 경(輕)어뢰를 분리하게 되며, 이때 수면과 부딪칠 때 발생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낙하산을 펼치게 된다. 경어뢰는 입수 후 주전지(해수전지)가 활성화되면서 자체적으로 기동하며 낙하산을 떼어 버리고 음탐부를 통해 적을 탐지, 공격한다.

즉, 함정에서 수직발사→추력방향조종으로 방향 전환→비행→유도탄과 추진기관 분리→유도탄 기체와 탑재 경어뢰 분리→경어뢰 낙하산 가동→경어뢰 입수 후 낙하산 분리→경어뢰 주전지 활성화 후 물속 항주→적 잠수함 탐지 및 타격 등의 순서를 거치게 된다.

수직발사형 대잠유도탄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홍상어는 고내열 성능의 추력방향조종장치의 조종날개를 적용해 급속자세제어를 크게 개선했으며, 관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중기유도를 적용함으로써 정확도가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홍상어를 발사하게 되는 함정의 수직발사체계도 국내 기술로 개발된 작품.

함정의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모듈형 구조의 기계적 호환성으로 인해 탑재 유연성이 높다. 또 함상의 덮개만 열면 언제, 어느 방향으로든 발사가 가능해 공격력과 생존성이 높다. 홍상어에 적용된 또 다른 신기술은 특수내열 복합재로 유도탄 발사 시 발생하는 화염을 효율적으로 처리, 발사대의 내구성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는 ADD가 개발·적용한 고내열 성능의 추력방향조종장치의 조종날개 합금과 특수내열 복합재는 유도무기뿐만 아니라 우주항공 등 민간 분야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함정 전투체계와 연동돼 운용될 홍상어의 개발로 기존 경어뢰 및 해상 작전헬기의 제한적인 운용능력을 대폭 확대 및 보완하게 됨으로써 대잠전 능력은 물론 다양한 함정 유도무기의 운용으로 해군력 전반의 향상이 기대된다.

또한 지금까지 개발된 수직발사형 대잠유도탄 중 홍상어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 발사체계를 탑재한 함정의 수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방 과학기술이 신성장동력사업으로 부상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 세계의 대잠 유도무기 어떤 것이 있나

어뢰를 내장한 유도탄 체계인 대잠 유도무기는 세계적으로 미국의 VLA(Vertical Launch Anti-Submarine Rocket)와 프랑스의 MILAS, 러시아의 Medvedka 등이 있다. 미국의 VLA는 홍상어와 같은 수직발사형이며, 프랑스와 러시아의 것은 경사발사형이다.

미국은 1956년 어뢰 뒤에 낙하산을 내장하고 로켓모터를 연결한 형태로 일정 각도로 기울여 발사하는 경사발사형 ASROC(Anti-Submarine Rocket)를 개발했다.사거리는 9km였으나 80년대 이후 음향탐지기술의 발달로 함정 갑판 아래서 수직으로 쏘는 VLA로 개량했다. 사거리도 대폭 증가했으며 수직발사에 따라 전 방향에 대한 공격이 가능해졌다.

유도탄에 MK46, MK54어뢰를 내장한다.러시아의 Medvedka는 61년 개발한 Silex의 후신으로 95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탄 길이는 5.5m이며 중량은 800kg이다. 최근 수직발사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MILAS는 유도탄 길이 5.66m, 중량 800kg으로 MU90, A244S, MK46 등의 경어뢰를 사용한다. 터보제트엔진으로 추진하며 20도 경사발사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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